제목 | 세상의 모든소리를 들어보았는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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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승현스님 | ||
등록일 | 2012년 03월 16일 (15:37) | 조회수 | 조회수 : 3,244 |
'신과 사람이 힘을 합쳐 만든 종이어서 신종이라고 한다.' 신라시대 성덕대왕신종에 새겨진 글귀다. 신라 예술가들이 만든 이 종에 '신과 함께 만든 것'이라고 굳이 적어놓은 이유는 무엇일까? 이러한 종을 만드는 건 인간의 힘만으로는 가능하지 않다는 경외감의 표현이다. 마치 <벤허>의 윌리엄 와일러 감독이 "신이여 이 영화를 과연 제가 만든 것입니까?"라고 감탄했듯이. 전문가들은 우리의 아름다운 종들 중에서도 성덕대왕신종을 가장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손꼽는다. 이 종은 신라의 경덕왕이 아버지 성덕왕의 위엄을 기리기 위해 만들기 시작했는데, 번번이 실패를 하다 경덕왕 생전에는 완성하지 못하고, 아들인 혜공왕 때인 771년에 완성했다. 제작하는 데 20년이 걸린 이 종의 양면에는 1,000여 자의 글귀가 적혀 있다. 이 문장들은 종을 만든 목적과 종제작에 참여한 후원자와 장인들의 이름이 새겨진 기록인데, 글의첫머리에는 이런 글귀가 적혀 있다. '이 종을 만드는 첫째 목적은, 이 종을 쳐서 나는 소리는 이 우주에 절대적 진리의 소리여서 이를 듣는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 깨닫게 하려는 데 있다.' 이 종소리는 깨달음을 전하는 신의 음성이기도 하다. 그래서 종을 치는 부분에는 연꽃이 새겨져 있고, 그 연꽃을 침으로써 소리가울려 퍼진다. 연꽃은 불가에서 깨달음의 상징이기에, 종에 새겨진연꽃에서 소리가 퍼져나가고, 그것을 듣는 사람이 깨달음을 얻어 온 나라가 평안하기를 기원하는 목적이었다. 이 신라의 종에는 절대적 진리를 향한 간절한 인간의 염원이 담겨져 있다. 실제로 이 신종 소리는 새벽 산속에서는 사방 백 리까지 종소리가 퍼져나간다고 한다. 어설픈 기술로는 흉내낼 수 없는 신묘한 소리가 난다. 신라인들이 이 종을 이토록 아름답게 만들려고 했던 것은 인간의 혼을 흔드는 진정한 예술작품만이 영원성을 지닌다는 믿음에서 출발했을 것이다. 죽고 싶을 만큼 외로운 시간이 있었다. 그 적막강산같이 고독하고 외로운 시간이 지나가면, 종소리처럼 들려오는 소식이 있고, 북소리처럼 들려오는 소식도 있고, 때론 천둥소리처럼 들려오는 소식도 있다. 오늘 당신에게 들려온 새로운 소식은 어떤 소리를 품고 있었는가? 출처 : 착한 책중에서(원재훈 지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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