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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법의 길로 내아가자

작성자현종
등록일2023년 05월 21일 (20:44)조회수조회수 : 850
이제는 전법의 시대로
현종스님│논설위원·강릉 현덕사 주지
“전법(傳法)의 길로 나아가자.”

상월결사 인도순례 해단식에서 상월결사 회주 자승스님이 하신 말씀이다. 짧지만 굵은, 최근 들은 것 중 가장 가슴에 와 닿는 최고의 법문이다. 세상에서 제일가는 귀한 보물이라도 내 방 깊숙이 감춰 두고만 있으면 누구도 그 가치를 알 수 없다. 아무리 귀한 말씀이라도 내 가슴 속에만 품고 있으면 사람들이 그 뜻을 알 길이 없다.

불법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지금까지 보물을 가슴 속에만 품고 있었다. 입으로는 대승의 길을 간다고 했지만 실은 소승의 길을 걸어왔던 셈이다. 그것도 아주 좁디좁은 샛길만 걸어왔다.

혹자는 이를 ‘깨달음’을 구하기 위해서였다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깨달음은 이미 부처님께서 진즉에 깨쳐 놓으셨다. 우린 그 길을 따라 가기만 하면 된다. 그리고 세상 사람들에게 부처님의 수승한 정법을 널리 펴서 알리는게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문득 영국의 세계적인 사학자 아놀드 토인비의 말이 생각난다. ‘인간이 사유와 수행을 통해 얻은 깨달음의 경지들 가운데 석가모니 부처님이 깨치신 진리의 법 이상의 것은 없다’고 했다. 부처님의 진리는 완벽 그 자체이며, 인간이 땅에 두발을 딛고 사는 동안에는 절대로 없을 거라고 단언했다.

그의 말은 단순히 부처님 말씀이 최고라는 것을 의미하는 것만은 아니다. 가장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사고를 하는 학자의 눈에 비친 불법은 한 종교의 교리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었던 것이다. 불법은 지구에서 가장 오래된, 그리고 가장 뛰어난 철학이자 사상이며 윤리강령의 말씀이다. 우리의 존재와 삶의 방식에 대한 오랜 통찰과 사고의 결정체다. 우리 불교도들이 자부심을 가지고 보다 적극적으로 전법 활동을 해야 한다.

‘구슬이 서말이어도 꿰어야 보배’란 옛말이 있다. 아무리 완벽한 보물도 빛을 받았을 때 빛나는 법이다. 지금까지 우리는 부처님의 말씀을 금과옥조처럼 여기며 품에 안고만 살았다. 이제는 세상에 내어 놓을 때이다. 그래서 세상 사람들이 다함께 부처님의 법을 배워 이 험난한 고해의 바다에서 지혜롭게 살아가도록 해야 한다. 어둠속에서 헤매는 중생들을 광명의 길로 인도 하자. 이것이 진정한 대승의 길이다.

이제 우리 다함께 전법의 길로 나아가자.

[불교신문 3769호/2023년5월23일자]

현종스님│논설위원·강릉 현덕사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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