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무애당 처마밑에 메달린 가을의 끝자락..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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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현종스님 | ||
등록일 | 2010년 11월 10일 (23:57) | 조회수 | 조회수 : 3,160 |
억새풀 피는것을 보면서 드디어 가을이 오는구나 했고, 감잎이 곱게 물드는 것을 보면서 아~ 가을이 왔구나 했으며. 그리고 어느날 쌩쌩 바람이 불어와 그 예뻤던 감잎이 한잎 두잎 떨어져 나가는 것을 보면서 아~ 이제 가을이 가는 구나 했었다. 저만치 달려가고 있는 가을이 너무 아쉬운 생각이 들어 서둘러서 나는 감을 따고, 보살님들은 곶감을 빚어서 가을볕이 잘 드는 무애당 남쪽 처마 밑에 주렁 주렁 매달아 놓았는데 마치 한 폭의 가을 풍경화 같이 정겹고 화사한 그림이다. 하지만 현덕사 감나무엔 아직도 많은 숫자의 감이 매달려 있다. 혹시나 저 처럼 가을을 지독히 사랑해서 점점 멀어져가는 아쉬운 가을을 느끼고 싶은 이를 위해서.. 그리고 올 겨울 혹한의 추위에 먹이가 모자라 산천을 해메이고 다닐 까치들의 일용할 양식이 되어주기 위해서.. 비교적 넉넉한 양의 홍시를 남겨 두었다. 가는 가을 잡지 못하고, 오는 겨울 막지 못함이 이 우주의 법칙이자, 우리 부처님 진리인가 보다... 이젠 냉정히 가을을 놓아 주어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요 며칠간 광기서린 바람이 사흘 낮밤을 쉬지 않고 징하게 불어댔다. 그 흔적으로 요사채 마루에 그동안 말없이 서있던 낡은 정수기가 광란의 바람에 못 이겨 사정없이 내동댕이 쳐졌는가 하면 또 오늘 낮엔 대웅전 주련 하나가 땅바닥에 곤두박질 쳐져 있었다. 이렇게 황당하리 만치 이상한 바람과 기류에 사람들이 적응 할려면 상당한 기간이 필요 할듯 싶다 이번 칼추위, 칼바람의 초반 기세에 제압되어 난 벌써부터 온몸의 세포구멍이 바짝 얼어 붙은 것 같다. 아~~ 이래서 만월산 현덕사의 병인년 가을은 서서히 저물어 가는가 보다.. 그리고 문풍지 소리 을씨년스러울 북풍한설 현덕사 초겨울이 저만치서 성큼 성큼 다가 오는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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