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최초로 긴 템플스테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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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김미진 | ||
등록일 | 2011년 09월 06일 (16:20) | 조회수 | 조회수 : 3,091 |
첨부파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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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8.17 ~ 2011.8.24> 현덕사에서 최초로 받은 장기 7박8일 휴식형 템플스테이! (그 이전엔 길어야 3박4일) 그만큼 번뇌가 많아 털어버리고 싶은 마음으로 떠났습니다. 현덕사 사진을 보며 ‘바로 이곳이다’란 느낌에 정한 곳! 아담하고 고요하고 안개 낀 모습이 근사한 현덕사!! 실제 가보니, 현덕사는 정말 그런 곳입니다. 현덕사에서 제일 좋은 방으로 안내받고, 저의 긴 템플스테이가 시작됐습니다. 길게 머문만큼 할 얘기가 너무 많은데다 스스로 정리가 아직 안돼서 일단 머릿속에 크게 맴도는 대로 얘기해볼까 합니다. ************************************************** 오감(五感)과 정적의 미(美)로 나를 닦아준 여행! ◈시각(視覺).._ 초록병풍으로 둘러싸인 현덕사, 툇마루에 앉아 봐도 봐도 질리지 않던 투명하게 파란 하늘과 구름, 새벽이나 비가 오면 운치를 더해주던 산안개, 시원하게 탁 트인 넓은 마당에 서서 올려다봤던 밤하늘! 깜깜한 어둠 속에 빼곡히 박혀 반짝반짝 거리던 별들과 우유빛길 은하수!! 태어나 그렇게 무수한 별들을 가까이서 처음 보았고, 그래서 더 뭉클하고 신비해서 잊을 수 없던 기쁨! 새벽예불 때 보았던 초연한 느낌의 하현달과 오리온 별자리, 현덕사 음식의 보물창고지인 옹기종기 모습의 장독대, 눈 닿는 곳마다 살아있는 자연생명들- 소박한 달맞이꽃과 눈에 확 띄는 분홍빛깔 백일홍, 손바닥만 한 크기에 놀랐던 나방, 도시에서 보기 힘든 앙증맞은 메뚜기와 청개구리, 나를 깜짝깜짝 놀라게 했던 벌레들까지....... ◈청각(聽覺).._ 각 종 음악이나 도시의 소음, TV소리와는 다른 자연의 소리! 이름 모를 벌레들의 소곤거림과 새소리. 새벽도량 때 스님께서 두드리는 목탁소리, 온 세상을 두드리고 나를 깨우는 소리. 적막의 고요가 주던 평온, 너무나 자연스런 소리여서 귀 기울일 주의조차 의식 못했던 소리. ◈후각(嗅覺).._ 맑고 깨끗한 공기와 자연 풀내음. ◈미각(味覺).._ 내 몸을 가장 크게 차지했던 부분! 세면대에서 흘러나오는 물을 그냥 마셔도 될 만큼 맑고 좋은 약수!! 그 물로 자란 자연식재료와 공양주 보살님 맛손을 거쳐 탄생한 맛난 음식들. ◈촉각(觸覺).._ 내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심지어 혼잡한 마음까지 닦아주던 시원한 약수! 그리고 예불과 공양이 반복됐던 단순한 일상과 촉촉이 베어 나오는 땀으로 번잡한 생각들을 잊곤 하던 108배까지. 저를 씻어주던 오감(五感)과 아름다움들이었습니다. 그것이 합쳐진 이유였을까요. 며칠이 지나 공양 중에, 제 뒷모습을 보셨던 주지스님께서 앉은 모습이 아주 바르다고 알려주셨습니다. 저도 모르게 늘 구부정했던 제가 말이지요. 물론 가기 전에 평소에 요가를 한 덕도 있겠지만, 저는 무엇보다 현덕사에서의 오감(五感)과 단순하고 규칙적인 생활이 제게 선사한 선물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전엔 뭔가 한쪽으로 치우쳤던 느낌이, 이젠 걸을 때나 앉을 때나 정가운데 기준점이 딱 서 있는 느낌에 신기합니다. ***************************************************** 참, 길고 긴 제 후기지요? 올리기는 해야겠는데 시간은 없고 시간을 줘도 내공 부족으로 좋은 후기를 올릴 자신도 없고... 부족한 글을 올리면서 그게 못내 부끄러워, 빨리 글 올리라 등 떠미시는 주지스님과 시간 없음을 핑계 삼아 봅니다. 어디까지나 제 개인적인 후기이오니 따뜻한 눈으로 봐주세요. 마지막으로, 스님하면 어려움부터 떠오르는 편견을 깨주신 주지스님, 겉으로 보이는 모습이나 말씀이 무뚝뚝하지만 알고 보면 따뜻한 분임을 알게 해 주신 주지스님, 맛좋은 손 솜씨에 내내 입호강하고 레시피를 적게 만드신 공양주 보살님, 그리고 템플 중에 해변바람과 차담으로 소중한 시간을 느끼게 해주신 사무장님, 그 외 현덕사에서 뵈었던 많은 인연분들, 어디를 가나 길안내와 동무를 자처하던 현덕사 파수꾼 보리와 장군이까지..... 모두 모두 감사드립니다. 건강하시고요, 돌아오는 어느 날에 환한 얼굴로 뵈었으면 좋겠습니다. 행복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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