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월산 이야기

게시물열람
제목

법전 스님 동안거결제 법문

작성자
등록일2009년 02월 12일 (17:46)조회수조회수 : 2,304

양개선사에게 어떤 납자가 물었습니다.
“추위와 더위가 닥쳐오니 어떻게 피하리까?”
이에 선사가 말했습니다.
“왜 추위와 더위가 없는 곳으로 가지 않는가?”
그러자 그 남자가 다시 물었습니다.
“어디가 추위도 더위도 없는 곳입니까?”
이에 선사가 대답했습니다.
“추우면 추운대로 네 놈을 얼려 죽일 것이고, 더우면 더운 대로 네 놈을 쪄서 죽일 것이다”

그렇게 길고 길었던 여름의 더위는 간 곳이 없고 이제 반대로 추위를 걱정해야 하는 삼동결제가 되었습니다. 중생의 분상에서 더위나 추위나 그 근심은 이래저래 끝이 없습니다. 사실 추운 것이나 더운 것이나 알고 보면 그 도리가 그 도리입니다. 추위와 더위가 닥쳐온다는 것은 생사(生死)가 오고간다는 말입니다. 추위와 더위가 없는 곳은 생사가 이르지 않는 곳이라는 의미입니다. 그러하니 그 생사의 도리를 어떻게 해야 피할 수 있겠냐고 하는 말입니다.

동산 선사는 “왜 추위나 더위가 없는 곳으로 가지 않느냐?”고 물었는데 말귀를 제대로 알아듣지 못한 그 납자는 마치 사냥개가 흙덩이를 쫓아가는 것처럼 연거푸 섬돌을 오르락내리락하며 달그림자를 잡으려는 어리석은 짓을 하고 있습니다. 안목이 제대로 열리지 않았으니 그럴 수밖에 없는 일입니다. 소견 없는 엉뚱한 소리를 해대는 놈은 얼어 죽거나 쪄죽더라도 할 말이 없어야 합니다. 이것은 입이 한개가 아니라 백개라도 마찬가지입니다.

결제대중들이여!
취위도 더위도 없는 좋은 곳은 벼랑도 없고 또 문도 없습니다. 누군가가 여기에 몸과 목숨을 둘 수만 있다면 영원히 근심이 없어지겠지만 만일 그렇지 못하다면 추위와 더위가 있어 그대들의 목숨을 제촉할 것입니다. 그래서 그런 중생안목을 벗어나기 위해서 우리가 이렇게 동안거 결제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만약 누군가가 이 산승에게 “더위는 그만두고 추위가 닥쳐온다면 어떻게 피하리오?”라고 묻는다면 그 자리에서 “피해서 무엇하리오”라고 매정하게 대답할 줄 것입니다.

한시한살요지귀(寒時寒殺要知歸)하니
영야설포명월리(永夜雪鋪明月裏)로다.

추울 때 몹시 춥게 한다는 말 그 참뜻을 알아야 하니
긴 밤에 눈 쌓이고 달은 밝도다.

불기 2550(2006) 동안거 결제일에
코멘트현황
코멘트작성
※ 삭제나 수정시에 사용할 비밀번호를 입력하세요.
게시물처리 버튼
새글 작성하기 ▲ 다음글 보기 ▼ 이전글 보기 목록보기
게시판검색
자유게시판
순번제목작성자작성일조회수
459 물 같은 사랑
/ 09-02-13 (금) / 조회 : 2,265
09-02-13 12:332,265
458 미소와 눈물은 종이 한 장 차이입니다.
/ 09-02-13 (금) / 조회 : 2,304
09-02-13 12:332,304
457 광주 원각사 삼존볼 점안 기념행사
/ 09-02-13 (금) / 조회 : 2,345
09-02-13 12:332,345
456 조선꽃연 조경 식용연 관상용 종근분양
/ 09-02-13 (금) / 조회 : 2,259
09-02-13 12:322,259
455 아름다워지는 방법
/ 09-02-13 (금) / 조회 : 2,228
09-02-13 12:312,228
454 축복 하여 주소서(모셔옴)
/ 09-02-13 (금) / 조회 : 2,164
09-02-13 12:312,164
453 4월28일 점안식행사에 관하여...
/ 09-02-13 (금) / 조회 : 2,212
09-02-13 12:302,212
452 법보신문기사
/ 09-02-13 (금) / 조회 : 2,297
09-02-13 12:302,297
451 법보신문기사
/ 09-02-13 (금) / 조회 : 2,216
09-02-13 12:292,216
450 법보신문기사
/ 09-02-13 (금) / 조회 : 2,912
09-02-13 12:292,912
449 발원문
/ 09-02-13 (금) / 조회 : 2,222
09-02-13 12:282,222
448 영원한 것은 아무 것도 없다(법정스님)
/ 09-02-13 (금) / 조회 : 2,185
09-02-13 12:282,185
447 마음부처 믿어보세
/ 09-02-13 (금) / 조회 : 2,270
09-02-13 12:272,270
446 지혜의 기도
/ 09-02-13 (금) / 조회 : 2,191
09-02-13 12:272,191
445 나옹스님 토굴가
/ 09-02-13 (금) / 조회 : 2,626
09-02-13 12:262,626
444 사랑의 에너지는 나와 타인을 바꾸어 놓습니다.
/ 09-02-13 (금) / 조회 : 2,273
09-02-13 12:262,273
443 오늘도 행복한날 되세요
/ 09-02-13 (금) / 조회 : 2,282
09-02-13 12:252,282
442 그래도 그러는 동안
/ 09-02-13 (금) / 조회 : 2,252
09-02-13 12:242,252
441 이런 하루였으면 좋겠습니다
/ 09-02-13 (금) / 조회 : 2,333
09-02-13 12:232,333
440 단박에 윤회를 끊는 가르침
/ 09-02-13 (금) / 조회 : 2,238
09-02-13 12:232,238
게시판 페이지 리스트
새글 작성하기
계좌안내 : [농협] 333027-51-050151 (예금주 : 현덕사)
주소 : (25400) 강원도 강릉시 연곡면 싸리골길 170 (삼산리, 현덕사) / 전화 : 033-661-5878 / 팩스 : 033-662-1080
Copyright ©Hyundeoksa. All Rights Reserved. Powerd By Denobiz Cor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