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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종스님의 봄에 만나는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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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2016년 03월 31일 (19:24)조회수조회수 : 510

봄에 만나는 행복

현덕사 2016-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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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스한 햇살이 깊게 절마당으로 들어와 긴 동면에 잠겼던 생명의 움을 틔워 준다. 남녘으로부터 다투어 피어나기 시작한 봄꽃의 향연이 매스컴을 타고 올라온다. ‘꽃구경이다.’ ‘봄나들이다.’ 온 산천이 들썩이며 제 자리마다 굳건히 버텨온 시간을 보상하듯 천기 가득 꽃잔치가 열렸다.

이렇게 포근한 봄볕이 드는 창가에 앉아 화사하게 핀 벚꽃 그늘에서 달콤한 꽃향기를 맡으며 책을 읽는다면 참으로 좋겠다. ‘정말 낭만적이고 행복한 추억이 될 수도 있겠다’ 싶어 괜스레 기분도 좋아진다.

얼마 전에 만난 칠순의 택시기사님 모습이 떠오른다. 그는 운전을 하다가 빨간 신호등에 머물 때면 곁에 둔 책을 읽었다. 그 모습을 보면서 “기사님! 늘 이렇게 책을 읽습니까? 한달에 얼마 정도의 책을 읽습니까?”라고 여쭤 봤더니, 주저 없이 “한달에 열 권 정도는 읽는다. 책을 읽는 시간이 정말 행복하다.”고 말했다.

“책읽기를 소홀히 하지 말라.”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에 가시가 돋는다.”라는 안중근의 의사의 말이 새삼 더 진하게 다가오면서 책읽기에 유독 게을렀던 시간들을 반성하며 방 안에 흩어진 책들을 정리해 본다.

선진국이 되기 위한 조건이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무엇보다 제일의 기준이 국민들의 독서량에 있다고 생각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경제적으로 부를 축적하고, 현대화된 무기를 많이 보유한 나라가 대단하고, 높은 층수의 건축물을 자랑하 듯 올리는 것이 결코 선진국이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KTX 기차를 타고 서울에서 부산으로 왕복하면서 책을 읽는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 일부러 첫 칸부터 마지막 칸까지 둘러봤는데 정말 귀했다. 어디를 가도 책을 들고 읽는 사람을 찾아보기가 어려웠다.

지하철을 타도 마찬가지였다. 휴대폰에 고개를 박고 그곳에 몰두해 있는 모습이 처음에는 이상하더니 신기하기까지 했다.

버스터미널에서 대학생으로 보이는 젊은 학생들도 예외 없이 고개를 숙여 귀에 이어폰을 꽂고 게임 삼매경에 빠져 있는 것을 보면서 참으로 측은한 생각마저 들었다. 이 험난한 세상에 뭘 어떻게 해서 즐겁고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들 삶의 궁극적 목적은 행복이다. 이 시대 보다 풍요롭고 지혜롭게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세 가지 종류의 책읽기를 권한다.

첫째, 전문분야 서적을 읽어라. 잘 먹고, 잘 입고, 잘 쓰고 살려면 자기가 하는 생업에 필요한 전문 서적을 반드시 읽어야 한다. 그래야만 그 분야의 최고가 될 수 있다. 둘째, 인문학분야의 서적을 읽어라. 이 세상을 사는 것은 서로의 소통이 잘 이루어짐으로써 행복이 배가 된다. 인문학은 세상의 이치와 수많은 삶의 길이 잘 녹아 있다. 셋째, 우리는 빵만으로는 살 수 없다. 생업을 위해 전문분야의 책을 읽고, 삶의 지혜를 얻기 위해 인문학 분야의 책을 읽지만 자유로운 마음으로 우리의 감각을 깨우고 마음의 양식을 쌓을 수 있는 아름다운 소설이나 수필이나 시 등도 많이 읽어야 한다.

오늘날 우리가 보고 듣는 많은 소식은 온통 나쁘고 끔직해 차마 눈뜨고 볼 수 업고, 차마 귀로 들을 수 없는 이야기들이 넘치는 것이 현실이다.

전국 방방곡곡에서 금배지를 한번 달아보겠다고, 더 달아보겠다고 온갖 권모술수가 난무하고 있다. 입만 때면 국가와 국민을 위해 정의로운 정치를 하겠다고 앵무새처럼 항상 똑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수 십년 동안 한결같이 외치고 또 외쳐대고 있지만 우리의 정치가 나아진 것이 조금도 없다는 생각이 든다. 분명 그것의 원인이 있을 것이다.

투표권을 가진 우리 국민들도 사람 보는 눈이 없어 옥석을 못 가려 자질 없는 정치인을 뽑아 놓으니 나라를 어지럽히고 있는 것이다. 양심이고 자질이고 정치 철학이고 텅텅 빈 무늬가 정치인들의 빈 공약들만이 봄날의 아지랑이처럼 온 산천을 가득 너울너울할 뿐이다. 다들 이력은 최고의 학력이라 자랑한다. 하지만 학교에서 배운 것은 오직 시험 점수를 위한 공부 뿐이니 어찌할까?

해외여행을 간혹 하다 만나는 외국인들은 책 읽는 모습이 아주 자연스럽게 일상처럼 느껴졌다. 그들의 배낭에는 대부분 책을 꽂거나 넣어 다니는 모습이 익숙하게 보였다. 그들의 책들은 대부분 휴대하기 편한 작은 책이었다. 그에 비해 우리의 책은 최고의 종이에, 두꺼운 책표지에, 무겁고 크다보니 여행 가방에 챙겨 넣어 다니기가 이만저만 불편한 것이 아니다.

현덕사는 템플스테이하는 사찰이라 전국 각지에서 다양한 사람들이 방문하고 머물고 다녀간다. 휴식을 위해 오롯이 참선의 시간을 가지려고 오는 분들도 계시지만 책을 가지고 오는 사람이나 책을 읽는 사람은 별로 보지 못했다.

반드시 책을 읽어야만 한다는 말은 아니지만 자연스럽게 우리의 곁에서 삶을 함께 하면서 때때로 길을 안내하는, 때로는 위로와 위안을 주는 책이 있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이 없다고도 하지만 영원한 것 또한 없다. 사람과 사람을 직간접적으로 만나 귀 기울여 보고 들으면서 소통하는 과정 속에서 나와 너의 만남이 우리로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책은 바로 더불어 숲을 이루는 징검다리다.

현덕사 대한불교 조계종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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