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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신문 기획연재 "나의 삶 나의 불교 ( 박용자 보살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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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2010년 02월 09일 (16:18)조회수조회수 : 3,238

박용자 자비여성불교공덕회 회장

   
 
 
 
 
“손익구조보다 인간관계·신뢰가 성공 밑천”
  회원사찰 독특한 영역 선순환구조 있어 가능
 
  적금불사로 기반, 새우젓 판매로 ‘자력갱생’
 
 
“회원 사찰은 손실을 따지지 말고 운용해야 한다.”
단 한 차례도 적자에 허덕이지 않고 손익계산서상 순이익 구조를 꾸준히 지켜온 자비공덕회 만년 회장 박용자 씨의 손익계산법은 달랐다. 여성불자 108인에 선정돼 기념식장에서 만난 박 회장은 정작 계산하기를 가장 싫어한다고 말한다. 그가 불교여성개발원의 108인에 선정된 것은 동해시의 자비공덕회가 여성불자들만의 독자적 경영으로 꾸준하게 유지돼 온 결실이었다. 소위 여성불자들에 의한 ‘회원 사찰’로서 성공한 ‘불자경영인’의 중간결산이었다. 회원 사찰의 주지에 해당되는 박 회장의 경영계산법은 의외로 무관심에서 출발한다. 특히 ‘손실감수’에 대해 무관심이 경영철학의 뿌리였다.
   
“모든 경영에는 실수가 있게 마련이다. 공덕회의 수익 구조에서 뿌리가 되는 자비행사 사업이 원래 적자가 목표이다. 그렇지 않으면 회원 간에 생기는 실수가 더 큰 구조적 손실을 만들어낸다.”
순수 봉사 단체로 출발해 회원 사찰이란 독특한 영역을 개척한 동력은 어디일까. 출발은 순탄했지만, 험로도 있었다. 초기 회장이 다단계 사업과 회원을 연결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을 겪었다. 여기에다 태풍 루사가 오고 대형 산불재해까지 덮쳐 법당만 남기고 모든 걸 파괴해 가버렸다. 천재와 인재가 겹쳐지자 출발선에서 갓 벗어난 회원 사찰이 존폐 위기로 몰렸다. 이를 벗어버리는 과정에 박용자 씨는 회장이 됐고 그의 ‘선순환 구조’가 등장했다.
여기서 첫 등장한 것이 ‘적금불사’이다. 회원의 자력갱생 구조가 기반을 다지기 시작했다. 여기에 종자돈이 불길을 당겼다. 종자돈은 강릉 현덕사 주지 현종스님이 보시한 것이다. 적금 불사는 이렇게 궤도에 올라갔고 회원 사찰의 안정화에 기여했다.
봉사활동이 돌아가는 운영의 가동력은 새우젓 불사에서 찾아졌다. 이제는 공덕회의 대명사가 됐지만, 초기의 새우젓 불사는 밑천없이 장사하는 격이었다. 시장도 확보되지 않았고, 종자돈도 넉넉지 않은 상황에서 신뢰 기반조성이 급선무였다. 신뢰의 원천을 자극하기 위해 일반인들 누구나 필수품으로 쓰는 새우젓을 첫 품목으로 택했다. ‘품질보증’ 첫 관문이었다.
선택은 가장 좋은 물건을 직접 보고 거래한다는 것이다. 동서횡단의 장거리를 달려 인천으로 갔다. 인천에서 새우젓을 눈으로 확인하고 최상의 품질을 박 회장이 직접 골랐다. 품질보증 거래 확보를 위해 ‘현찰 거래’를 고수했다. 문제는 두툼한 현금을 동해에서 인천으로 몸소 들고가는 부담이었다. 여기에 한국전쟁 때 쓰던 ‘전대’가 등장했다. 배에 현금을 차곡차곡 넣은 광목 포대를 두르고 버스에 올랐다.
이제 시장개척이 시작됐다. 초기 시장은 회원 당사자였다. 회원이 생산자인 동시에 소비자가 되는 구조이다. 이윤은 자연히 떨어졌다. 거래 규모가 커졌고 전국으로 확대됐다. 여기서 새로운 난관이 생겼다. 박리다매를 원칙으로 하다보니 택배비가 원가를 압박했다. 지역 연고 판매에서 전국으로 확대되고 품질유지를 위해 유통에 치중하던 결과는 회원의 영역 밖에서 비용 문제에 걸린 것이다. 회원 사찰의 돕기 경영은 새 과제를 해소하기 위해 묘안을 짜고 있다.
전문적 경영자의 길을 걸어 본 것은 아니지만 박 회장은 “경영은 자신있다”고 회원 사찰의 경영원리가 시장의 신뢰에서 오는 만큼 진실 아래서 저절로 풀리게 돼 있다는 믿음이다. 시장과 신뢰를 중시하는 그에게 어차피 자원봉사에 의한 회원 사찰에서 세세한 손익구조가 인간관계 손상의 우려가 더 큰 손실이었다. 당연히 ‘회원 공유’란 기본에 충실하자는 것이 오랜 회장 경험에서 먹혀들었다.
그의 단순하면서 직선적인 경영구조는 불교계에 유행하는 ‘선순환 구조’를 연상시킨다. 불교에서 평생 베운 ‘덕을 베푼다’는 품질유지의 비결을 만들었다. 진실하게 접근하면 애초 원료구입에서 속을 이유가 없다. 마찬가지로 제조품의 판매와 유통에도 흠잡힐 일이 없다.
그의 순수 경영은 집안의 수행 분위기에서 생겼다. 무역업과 제조업을 겸하셨던 아버지의 금욕적 수행생활이 경영과 연결되는 고리였다. 생전 아버지의 경영철학은 “남을 존경하라, 그래야 존경을 받는다”는 말씀에 담겨있었다. 자신이 아끼는 습관이 있어야 나의 사업에서 나오는 생산품을 신뢰한다는 시장 구조도 부친의 훈습에서 나왔다. 그는 불자가 시장에 접하는 원리를 여기에서 찾았다. 시장은 공개된 것이라서 불자들의 생활 속 근검절약으로 선점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곧 선순환 구조에서 불자의 수행력이 시장에 영향을 끼치는 원리를 여기서 찾고 있다.
“시장은 신뢰이고 이 신뢰를 상대로 부터 먼저 확보하려면 자신이 근검절약하고 아껴야 그 생산 거래품에 대한 신뢰가 조성된다.”
시장 원리에 대한 불교식 해석이다. 그의 아버님은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갔다. 집에 온 손님을 반드시 ‘그냥 보내지 마라’는 원칙을 철저하게 지켰다. 사람의 공경이 곧 수행이고, 이것이 신행과 경영으로 연결되는 과정을 업이라고 본 것이다. 인연을 존중하는 것도 시장에 절대적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 모든 인연이 시장으로 회향된다는 생각은 여기서 만들어졌다. 그래서 ‘돕는게 수행이고 포교’라는 원칙이 세워졌다. 회원 사찰에 한번 인연을 맺은 사람을 절대로 ‘그냥 보내는 법’이 없다.
그렇다고 무작위적 ‘이행동사’가 공덕회의 목표는 아니다. 수행과 자비행의 동행이 관건이었다. 박 회장은 이것을 ‘사찰 공동체’에서 푼다.
“사찰이 사고의 중심이 돼야 한다. 절에 다니면서 주는 훈육이 자식에게도 잘 먹힌다. 나는 평생 집에서 생활한 시간보다 절에서 보낸 시간이 더 많다. 부처님 품안에서 생각하는 것이 인연을 깊고 다양하게 확인하는 지름길이다.”
사찰은 개인의 개성을 줄이기는 하지만 공동목표 설정과 이행동사에 안성마춤이다. 회원 사찰에서 시장의 공략은 이렇게 순탄치 못한 길을 뚫었다.
시장 진입이란 첫 과정을 뚫은 다음 ‘사업은 재미있게 하라’는 원력을 세웠다. 회원이 시장인 구조에서 재미는 생산과 소비의 간극을 최소화하는 기능이 있다. 회원의 생산성은 재미에서 나왔고, 재미는 진실에서 싹이 텄다. 결국 손실감수는 회원 사찰의 경영원칙이 됐다.
그렇다고 손실 확대를 방치하는 것은 아니다. 재미와 경영구조의 선순환을 위해 철저하게 시장의 취약부분을 공략했다. 이웃돕기에서도 정부지원의 사각지대를 선택했다. 호적상 자식이 있어 정부지원 대상에서 제외된 불우이웃을 우선 선정했다. 지원금의 또 다른 소외자인 그들은 진정한 독거노인이고 우리의 불우이웃이었다. 이들이 공덕회의 주된 자비행 이웃이다. 장애인 돕기도 마찬가지다. 여기서 돕기행사가 커질수록 제도의 허점을 실감한 것도 공덕회의 순이익에 포함된다.
 
 돕는게 수행·포교 원칙…모든 인연 소중히
 
“젊은층 포교 위해 거리에서 보시행 펼칠터”
점차 횟수가 늘어나는 ‘떡국떡 불사’도 장부상으론 적자지만 순이익이 커지는 대명사이다. 떡국떡은 1kg 단위로 썰어서 무작위로 나눠주는 행사는 이제 널리 알려져 인기가 높다. 반응과 호응이 가장 빠르고 확실한 자비사업이다. 특히 시장 반응이 빨라 회원 참여도가 급속히 항진됐다. 길에서 나눠주니까 비불자의 호응이 더 크고 빨랐다. 이로써 ‘열린 공덕회’로 자리매김했다. 이로써 지역사회에서 공덕회가 지명도를 갖게 되고, 회원 사찰로서 품격을 유지하는 틀이 조성됐다.
   
공덕회가 지역사회와 마찰을 일으킬 때 이는 매유 유용했다. 산사음악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마을 사람 일부와 입구의 교회가 훼방을 놨다. 이를 정면 협상으로 끌고 갔고, 결과는 교회 신자들도 함께 산사음악회에 참석했다. 지역사회는 절과 교회 성당이 공존하는 곳이고, 이것은 지역사회 이익을 위해 사찰이 봉사하는 공덕으로 회향되고 있다. 이는 경영수지 개선과 함께 시장경제에서 살아남는다는 자신감으로 연결됐다.
여기에도 한계는 있다. 젊은 회원의 충원이 관건이다. 기존의 회원의 연령도 높아만 졌고, 미래세대가 사찰에 흥미를 갖지 않고 있다. 지역사회는 특히 난제를 풀 길이 안보였다.
“이제 절에 그만 다니고 싶다. 거리에서 젊은 사람들에게 직접 보시행을 펴고 만나는 것이 급선무이다. 사찰이 봉사하고 포교가 봉사로 이어져야 젊은이들이 부처님 품에 들어온다. 경직된 교리와 설법으로 회원 사찰의 미래는 없다.”
어려울 때는 새우젓을 양손에 들고 배달하던 활력을 회원과 함께 떠올린다. 그리고 일타스님의 ‘기도법’을 펴든다. ‘오늘 세워서 기도하면 꼭 이룰 수 있다.’ 이것이 그의 평생 화두이다.
 
 
박용자씨는…
박용자 씨(67)는 서울서 태어나 젊은 시절을 서울서 보냈다. 결혼 후 남편의 사업처(동해종합건설)가 동해시로 옮겨져 제2의 고향을 만들었고, 여기서 가정과 사찰의 병행의 실행 수단으로 자비여성불교공덕회를 만들고 2대 회장으로 재임중이다. 부군의 말없는 인적 물적 지원과 세 자녀의 사찰 동행이 뒤를 받쳐왔다. 불교관은 바쁜 사업에도 늘 경전을 읽고 풀어주던 부친이 표상이다. 불교경영관은 그렇게 생성됐다.
 
김종찬 기자 kimjc00@ibulgyo.com
 
[불교신문 2597호/ 2월1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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