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망가진 구절초 향기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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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상불경 | ||
등록일 | 2010년 11월 04일 (23:58) | 조회수 | 조회수 : 3,177 |
엊그제 몇몇 보살님들과 절 뒷산에 포행겸해서 구절초를 따러 나섰다 찬서리 내린지도 하마 몇 날이나 지났는지라 꽃차 만들기엔 이미 때는 많이 늦었지만 그래도 아쉬운 마음에 듬성 듬성 군집해있는 구절초를 따왔다. 어떤것은 꽃잎이 다 시들어 버렸고 어떤것은 아예 시꺼멓게 꽃이라 부를수 없을만치 꽃대궁 마져 다 말라져 버렸다 순백의 청초한 구절초 본래 면목은 엿볼수 없어 좀 아쉬웠지만 꽃을 따면서 잠시 이런 생각을 했다 만약 이 꽃이 이처럼 시들지 않았더라면 보는 순간은 잠시 환희로웠고 예뻤을 테였지만 반면 한창 물 올랐을 그 여리디 여린 어여쁜 꽃을 한갖 사람 입 즐거우라고 약한 생명의 모가지를 모질게 똑똑 잘라 왔더라면 그만큼 잔인하고도 죄스러운 짓도 없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한편 참 다행스러웠으며, 꽃들에게도 좀 덜 미안한것 같아 위안을 삼았다 그런데 지금.. 그 볼품없이 망가졌던 몰골의 구절초가 싱싱한 꽃일 때 사람들에게 안겨주는 기쁨을 곱절로 배가해서 찐하게 뿜어내는 또 다른 향기가 과히 기가 막히다.. 긴밤이 까마득히 잊혀질 정도로 온 방안을 감싸 도는 찐 구절초 향기.. 이 밤을 더욱 황송스럽고 매혹적이게 한다.. |
바람이머무는곳 | 바람이머무는곳 | 10/11/05 08:10 어느덧 음력 시월 초하루.. 내일 하루만이라도 바쁜 일상 잠시 다 내려놓으시고 현덕사 너른 마당을 하루죙일 소용돌이 치는 개구장이 바람들과, 현덕사 두 신장님 검둥이 보리와, 또 현덕사의 최고 명당 무애당에서 마시는 찐한 구절초꽃차 향기로 스산한 시월을 좀더 따스하게 맞이 해보심이 어떨런지요..^&^ | 10/11/05 08: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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