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월산 이야기

게시물열람
제목

찰나 생 찰나 사

작성자들꽃향기
등록일2012년 07월 12일 (08:43)조회수조회수 : 2,568
첨부파일
  • %EC%82%B0%EC%82%AC1.jpg (0)
찰나 生 찰나 死


길어야 백년,
숨 한번 몰아쉬면 홀연히 지고 마는 우리네 인생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죽음의 통로를 잘 지나는 것이다.

옛날 큰 스님들은 생사(生死)가 둘이 아니라고 말씀하셨다.
생과 사가 다른데 어찌 둘이 아니라는 걸까.
이 말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러나 호스피스 일을 할 수록
정말 생사가 둘이 아님을 절감한다.
생이 바로 서야 죽음이 바로 서고 생이 청정해야
죽음이 청정하다는 연기론적 법칙에서 보면
정말로 생사는 둘이 아니다.
육체 라는 한낱 현상이 일어났다 사라질 뿐
우리의 본성에 어떻게 생사가 있겠는가.
영적 차원에선 죽고 살 일이 없다.

그저 하나의 현상이 태어나서 머물다 소멸할 뿐
그 어디에다 생(生)이라 이름 붙이며
사(死)라고 이름 붙일 것인가.
그러니 늘 깨어 있어야 한다.
그래야 육체가 사(死)로 옮겨간 후에도
자신의 본성을 지킬 수 있다.
죽어가는 사람을 보면 오직 지금 이 순간이
존재할 뿐 과거도 없고 미래도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만약 너무도 소중한 사람이
임종 직전에 나와 대화를 나누고 눈을 맞추며 마음을
주고 받으며 마지막 온기를 나눴다고 생각해보라.
바로 그 순간 오직 그 찰나에만 존재하는 삶이 아니겠는가.

그 순간이 모여 십 년이 되고
오십 년이 되고 팔십 년이 된다.
한순간의 찰나 그것밖에 없다.
찰나 생이고 찰나 멸(滅)이다.
순간순간 죽음 속에 삶이 존재하고,
삶 속에 죽음이 담겨 있다.
철로의 양쪽 레일을 달리는 기차처럼
삶과 죽음은 그렇게 매 순간 함께 달려간다.

매 순간 죽고 태어나는데 어떻게 함부로 살 수 있겠는가.
찰나 멸, 찰나 생 사이에서 너와 내가 만났으니 이 얼마나 고귀한 인연인가.
그러니 우리가 할 일은 순간이 천년인양 살면서 가슴 벅차게 사랑하는 것밖에 없다.

그 순간의 한 점이 모여 수십 점, 수백 점에 이르고,
우리 인생이 그려지는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는 대체로 과거에 얽매이고,
미래에 살 일을 걱정하며 산다. 공허함을 알면서도 그렇게 살아간다.

지금 당신은 어디에 머물고 있는가? 째깍째깍 흘러가는 죽음의 소리,
생에서 멸로 향하는 그 소리에 귀를 열고 있는가?
듣지 않는다고 해서 죽음이 찾아오지 않는 건 아니다.
쉼 없이 돌아가는 시계 초침을 타고
쉼 없이 죽음을 향해 달려 가고 있다.
당신과 내가…….

오는 자가 가는 자요, 가는 자가 오는 자라.
생은 사의 근본이요, 사는 생의 근본이라.
생사는 본래 하나인 것을......

인생은 교육의 장이다.
수시로 대면하는 시행착오 속에서
나는 보다 나은 인생을 배운다
코멘트현황
코멘트작성
※ 삭제나 수정시에 사용할 비밀번호를 입력하세요.
게시물처리 버튼
새글 작성하기 ▲ 다음글 보기 ▼ 이전글 보기 목록보기
게시판검색
자유게시판
순번제목작성자작성일조회수
1219 템플 스테이 체험 후기!!![1]
/ 12-07-24 (화) / 조회 : 2,558
1
12-07-24 21:282,558
1218 현덕사 소식을 보고...
조도제 / 12-07-24 (화) / 조회 : 2,462
조도제12-07-24 15:062,462
1217 ◆ 주홍이와 동료들의 첫걸음을 응원해주세요!
승가원 / 12-07-24 (화) / 조회 : 2,398
승가원12-07-24 13:392,398
1216 50대 아줌마들의 템플스테이 체험[1]
지미경 / 12-07-20 (금) / 조회 : 2,627
1
지미경12-07-20 22:262,627
1215 50대 아줌마들의 템플스테이 체험
/ 12-07-20 (금) / 조회 : 2,518
12-07-20 20:052,518
1214 현덕사!! 가고싶어요.[1]
김영로 / 12-07-17 (화) / 조회 : 2,450
1
김영로12-07-17 15:422,450
1213 아름다운노을""""[1]
물망초 / 12-07-16 (월) / 조회 : 2,479
1
물망초12-07-16 17:592,479
1212 나이가 들면....
들꽃향기 / 12-07-16 (월) / 조회 : 2,415
들꽃향기12-07-16 17:562,415
1211 동전 1006개 . .[1]
/ 12-07-16 (월) / 조회 : 2,423
1
12-07-16 11:332,423
1210 여섯번째산행다녀왔습니다
산행총무 / 12-07-12 (목) / 조회 : 2,420
산행총무12-07-12 23:472,420
1209 공존의 이유
들꽃향기 / 12-07-12 (목) / 조회 : 2,238
들꽃향기12-07-12 18:082,238
1208 삶은 항상 흘러가고 있다
물안개 / 12-07-12 (목) / 조회 : 2,322
물안개12-07-12 08:492,322
찰나 생 찰나 사
들꽃향기 / 12-07-12 (목) / 조회 : 2,569
들꽃향기12-07-12 08:432,569
1206 템플 후기
고은 / 12-07-06 (금) / 조회 : 2,573
고은12-07-06 21:322,573
1205 강릉 현덕사 약사여래불 점안[1]
들꽃향기 / 12-07-04 (수) / 조회 : 2,571
1
들꽃향기12-07-04 22:352,571
1204 출가해서 고향은 네팔[1]
들꽃향기 / 12-07-04 (수) / 조회 : 2,480
1
들꽃향기12-07-04 22:262,480
1203 여섯번째산행예정입니다~
산행총무 / 12-07-04 (수) / 조회 : 2,354
산행총무12-07-04 19:022,354
1202 여름불교학교 일정표
/ 12-07-01 (일) / 조회 : 2,408
12-07-01 14:092,408
1201 템플스테이후기
홍정현 / 12-06-30 (토) / 조회 : 2,675
홍정현12-06-30 23:282,675
1200 커피명상 . .
만월산하 / 12-06-24 (일) / 조회 : 2,714
만월산하12-06-24 19:422,714
게시판 페이지 리스트
새글 작성하기
계좌안내 : [농협] 333027-51-050151 (예금주 : 현덕사)
주소 : (25400) 강원도 강릉시 연곡면 싸리골길 170 (삼산리, 현덕사) / 전화 : 033-661-5878 / 팩스 : 033-662-1080
Copyright ©Hyundeoksa. All Rights Reserved. Powerd By Denobiz Cor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