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월산 이야기

게시물열람
제목

다시 만난 현덕사

작성자최유정
등록일2014년 02월 02일 (21:18)조회수조회수 : 4,727

안녕하십니까. 최유정(최한별)입니다.*^^*

헤어진 지 하루밖에 되지 않았는데 벌써 현덕사가 그립습니다.

 

저는 현덕사 템플스테이를 작년 여름에도 했었습니다.

여름엔 사촌 동생과 함께 2박 3일을 보냈습니다. 그때는 템플스테이를 하시러 오신 분들께서 많으셔서

휴식을 취하기보단 많은 체험을 하며 즐겁고 바쁘게 3일을 보냈던 것 같습니다.

이번 템플스테이는 저희 어머니와 함께 1박 2일을 보냈습니다.

조용하고 한적한 겨울의 현덕사는 마음의 평안을 찾고 휴식을 취하기에 최고의 공간이었습니다.

 

저번에 왔을 때 대부분 현종 스님과 시간을 보내서 동림 스님께서 저를 잊으셨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제 생각과 달리 동림 스님께서는 저를 기억해주셨고, 밝게 맞아주셨습니다. 정말 놀랐습니다. 감사합니다. 스님. 

 

저번엔 동림 스님 옆 방을 썼었는데 이번엔 주지 스님이신 현종 스님 옆 방을 썼습니다.

세배를 드리러 옆 방으로 갔습니다. 다른 분들께서도 세배를 드리고 계셨습니다.

제가 세배를 드리려고 하는데 스님께서 저희 어머니를 제 친구로 보시고 보살님이라 하시지 않으시고

"야야 니도 세배해라. 왜 안 하노." 하셔서 엄마와 제가 많이 당황했습니다.

1박 2일 동안 현종 스님께서는 말도 안 된다고 둘이 어떻게 모녀냐고 만나시는 분마다 말씀을 하셨습니다.^^;

많은 분들께서 언니와 동생으로 보시긴 하셔도 친구로는 안 보시는데 저 정말 기쁘면서 슬펐어요. 스님!

 

짐을 풀어놓고 잠시 휴식을 취한 뒤 공양을 드리러 내려갔습니다.

현덕사는 공양이 맛있습니다. 그런데 저희와 휴가가 겹치신 공양 보살님...

현덕사에 계시지 않으셨습니다. 너무 아쉬웠어요.

 

저녁 공양을 마치고 예불까지 드린 후 동림 스님과 거사님과 보살님 그리고 어머니와 108 염주를 만들었습니다.

처음 만들었을 땐 빨리 빨리 하고 다른 사람들 도와주느라 바빴는데, 이번엔 바라는 것을 계속 생각하면서

천천히 만들었습니다. 향나무의 향이 손에 가득했습니다.

 

그렇게 밤을 보내고 아침 해가 뜨기 전에 일어나서 씻고 예불을 드리고 갔습니다.

처음 108배를 할 때 흘러나오는 한 구절 한 구절이 벅차서 절을 하면서 눈물을 뚝뚝 흘렸었습니다.

세 번째 드리는 108배, 차분한 마음으로 한 구절 한 구절을 가슴에 새겼습니다.

 

이번 템플 스테이는 대화의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큰아버지 같으신, 뭐든지 솔직하게 말씀하시는, 커피와 차의 풍미를 느낄 수 있게 해주시는 현종 스님.

무뚝뚝하신 것처럼 느껴지지만 누구보다 따뜻한 마음을 지니시고 사람들을 밝게 대해주시는 동림 스님.

템플 스테이를 하시러 오신 거사님과 보살님.

몇 시간 동안 대화를 한 건지 모르겠습니다. 차도 얼마나 많이 마셨는지 모릅니다. 하하

 

현덕사는 제 마음의 고향입니다.

제 마음의 고향 찾아가는 것도 바쁘다는 핑계로 쉽지가 않네요...

정말 행복했습니다. 또 찾아 뵙겠습니다. 전화 자주 드리겠습니다. 감사드리고 사랑합니다.

 

시에 대해 제대로 배우고 좋은 시를 써드려야 하는데 매번 졸작을 선물해드리는 것 같아 부끄럽습니다.

저번엔 생각을 비우고 경치에 취해 8분 만에 썼는데 이번엔 생각이 많아서 계속 썼다 지웠다 했습니다. 엉망이네요...

부끄럽습니다. 작지만 제 작은 선물입니다.*^^*

 

 

                      현덕사

 

                                                                    최유정

 

가지 끝엔 녹음 대신 바람이 매달리었다.

1월의 숲은 8월보다 가벼웠다.

 

연민의 눈빛을 뒤로 한 채

나신의 고목은 위풍당당하게 하늘로 솟아올랐다.

 

그는 할 말이 있는 듯 남은 한 잎 마저 땅으로 떨구었다.

 

자신이 곧지 못 할수록 그를 가리기 위해

무언가를 많이 걸치는 법입니다.

 

완전히 자신을 드러낸 나무는 담담하게 겨울을 대하고 있었다.

 

가벼워진 그들 아래

나혼자 무겁게 서있었다.

 

 

코멘트현황
동림
동림 | 14/02/03 21:42
다시 온다는 약속을 지키려 와 줘서 무척 고맙고 반가웠답니다
그 여름에 시를 다시 적어주겠다는 약속 또한
여기에 기다리고 있노라니 다시 와 나를 기억해 주는 이들이 늘고 있네요
수행자는 머무름에 익숙하지 않아야하는데
14/02/03 21:42
코멘트작성
※ 삭제나 수정시에 사용할 비밀번호를 입력하세요.
게시물처리 버튼
새글 작성하기 ▲ 다음글 보기 ▼ 이전글 보기 목록보기
게시판검색
자유게시판
순번제목작성자작성일조회수
1624 “종교 갖지 말라”는 스님 말씀…그래도 현덕사에 다시 올 이유
조용석 / 21-12-22 (수) / 조회 : 2,513
조용석21-12-22 19:092,513
1623 템플스테이 솔직후기
현덕사 / 21-07-13 (화) / 조회 : 2,835
현덕사21-07-13 09:302,835
1622 현덕사 템플스테이를 마치며
현덕사 / 21-06-29 (화) / 조회 : 2,230
현덕사21-06-29 07:162,230
1621 즐거웠던 템플스테이^^
김서진 / 21-06-22 (화) / 조회 : 2,173
김서진21-06-22 10:592,173
1620 너무너무좋았어요^^
김민서 / 21-06-22 (화) / 조회 : 2,112
김민서21-06-22 10:592,112
1619 산보행~
박민영 / 21-06-22 (화) / 조회 : 2,054
박민영21-06-22 10:582,054
1618 bd2456
현종 / 21-06-18 (금) / 조회 : 2,126
현종21-06-18 14:372,126
1617 5월의 행복한 시간을 또 그리며 (Temple stay)
김종욱 / 21-05-23 (일) / 조회 : 2,184
김종욱21-05-23 22:032,184
1616 시대 단상
태준 / 21-04-11 (일) / 조회 : 2,099
태준21-04-11 16:132,099
1615 룩셈부르크에서 온 한지영가(靈駕)
현덕사 / 20-12-29 (화) / 조회 : 2,442
현덕사20-12-29 15:002,442
1614 현덕사의 즐거운 여름
현덕사 / 20-07-19 (일) / 조회 : 2,840
현덕사20-07-19 17:492,840
1613 현덕사 所見[2]
郆遜 / 20-07-09 (목) / 조회 : 2,740
2
郆遜20-07-09 10:002,740
1612 2019년 12월 중순[1]
감사합니다 / 20-04-28 (화) / 조회 : 2,882
1
감사합니다20-04-28 19:582,882
1611 좋은 데 태어나세요. 솔아(강아지) 영가!!![1]
현덕사 / 20-03-10 (화) / 조회 : 3,782
1
현덕사20-03-10 18:173,782
1610 실험쥐 위령제
현종 / 20-01-30 (목) / 조회 : 3,263
현종20-01-30 15:063,263
1609 저두 !!첫경험 템플스테이~~^^강추~[1]
유현순 / 19-10-19 (토) / 조회 : 3,625
1
유현순19-10-19 00:003,625
1608 현종스님 BBS 다보법회 유튜브4K 초고화질 동영상과 사진81장
변용구 / 19-07-25 (목) / 조회 : 3,727
변용구19-07-25 21:173,727
1607 ☕첫경험 템플스테이~현덕사[4]
윤은정 / 19-06-24 (월) / 조회 : 3,769
4
윤은정19-06-24 01:103,769
1606 비오는 아침[3]
법신화 / 19-06-07 (금) / 조회 : 3,336
3
법신화19-06-07 09:343,336
1605 누락
慈光이동록 / 19-05-25 (토) / 조회 : 3,272
慈光이동록19-05-25 19:383,272
게시판 페이지 리스트
새글 작성하기
계좌안내 : [농협] 333027-51-050151 (예금주 : 현덕사)
주소 : (25400) 강원도 강릉시 연곡면 싸리골길 170 (삼산리, 현덕사) / 전화 : 033-661-5878 / 팩스 : 033-662-1080
Copyright ©Hyundeoksa. All Rights Reserved. Powerd By Denobiz Cor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