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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전경작(心田耕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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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2009년 02월 13일 (12:22)조회수조회수 : 2,523
* 심전경작(心田耕作) *

어느 농부 한사람이 자기 밭을 갈다가누런 황금으로 된 나한상을 발견합니다.
아마 오래 전에 밭 자리에 절이 있었는지는 모르지만우연히 나한상을 얻게 된
그는 너무 좋아서남들에게는 말을 못하고 아무도 모르게 집에 모셔다 부인에게만
알려 주고 비밀을 지키라 합니다.

부인은 갑자기 남편의 하는 말과 태도가 이상하기도 하고밭에서 황금 나한상이
출토 되었다는 것도 의외인지라우리 이 나한상을 절에다 모셔 드리면 어떻겠는가
하고조심스럽게 의견을 내었다가 호되게 욕만 먹습니다.

농부는 벽장 속에다 꼭꼭 감춰 두고는 마음 속으로 별별 생각을 다 해 보며 쾌재를 부릅니다. 기쁨이 잠시 며칠 지나가자 농부에게는 괜한 걱정이 생기는데
첫째는 우리 마누라 입단속을 잘해야 하는데 하는 것이고
또 나 모르는 사이에 절에 모셔다 드리는 것 아닌가
의심에 나도 혹시 취중에라도 한마디 헛소리 비슷하게 하였다가는그날로 내게 온
횡재는 모두 날아 가 버린다는 생각과
나와 우리 식구 외에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지만 혹시라도 내가 밭에서 일하면서
나한상을 줍는 것을 본 사람은 없었는지 등등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일어 나는 생각
때문에 영 일손이 잘 잡히지 않습니다.
한걸음 더 나아가서 이전에 들어 본 바로는 나한님들은 홀로 모셔 지기 보다는
열여섯분의 나한님이나 오백분의 나한님들이 같이 모셔 진다 하던데 그럼 우리
밭에는 아직도 열 다섯분 혹은 사백구십구분의 나한님이 아직도 내 손길을
기다리고 계시지 않을까 하는 은근한 기대감입니다.

며칠 지나자 횡재 사실을 알고 있는 부인이 자신 모르게 나한상을 어찌하지 않을까
걱정이 되고 혹여라도 이웃들이 집에 찾아 오는 경우에는모두가 다 의심의 눈으로 바라 보게만 되니 농부는 얼굴에 생기를 잃어 가고 입맛을 잃으며 안절부절 잠시도
편할 날이 없게 됩니다.
그러는 와중에도 혹시 자기 밭에 아직 남아 있을 나한상을 찾아 보겠다는 욕심으로 삽과 괭이를 들고 부지런히 여기 저기를 파 헤치고 다니니 가뜩이나 몸에 기운은
소진 되어 가고 이제는 노이로제까지 생겨서 잠을 자도 헛소리 깨어 있어도 좌불
안석에 도무지 이것은 횡재라기 보다는 재앙의 시작이나 다름없습니다.
평소에 농사 짓는 업을 천직으로 여기며 거기서 나오는 넉넉하지 않은 소출이지만
가족들을 뒷바라지 하며 어려운 여건인데도 건강하게 공부 잘하는 것이 감사하다는
마음으로늘 행복하였던 사람이고 가정인데 어느 날 갑자기 큰일이 생긴 것입니다.

부인의 입장에서도 이렇게 얼마만 더 가면 남편이 제명에 못 살리라 하는 걱정이
들던 차에 어느 날 절에 불사를 하러 탁발 나오신 스님의 목탁 소리를 들으며 부인
은 결심합니다.
나한님은 절에 모셔져 있어야 제 자리를 찾아 가는것 남편에게 말을 하면 절대로
못하게 할것이니 지금 이 스님께 사연을 말씀드리고 절로 모시는것이 좋겠다
싶어서 혼자서 그렇게 해버립니다.
밖에서 돌아 온 농부는 여전히 힘이 하나도 없는 채 마치 산 송장같은 모습인데
부인은 용기를 내어 남편에게 낮에 있었던 이야기를 합니다.
크게 두려움을 느끼며 부인이 그렇게 말을 하여도 남편은 불같이 화를 내기 보다는
가만 가만 부인의 말을 듣더니 눈빛이 조금씩 빛나기 시작합니다.
그러더니 부인의 손을 꼭 잡고는 당신이 나를 살려 주었소. 만약 당신이 그러지
않았다면 나는 이대로 죽어 버리고 말았을 것이요. 참으로 잘 한 일이요 하면서
오히려 칭찬을 합니다. 그러더니 남편은 밥 한그릇을 가져 오라 하고는 맛있게
비벼서 부인도 먹어 보라 하며 한그릇을 뚝딱 해 치워 버립니다. 나도 그같은 마음
이 없지는 않았지만 두 마음 사이에 갈등 때문에 여간 고초가 심한 것이 아니었는데
그 갈등의 고리를 부인이 풀어 주었으니 우리 다시 열심히 일 하기로 합시다 하는
것입니다.

다음 해 농부의 집에는 농사가 대풍이 듭니다. 농부가 남은 나한님을 찾겠다고
온 밭을 뒤집어 놓았으니 농작물의 작황이 평소보다 몇곱절은 나온 것입니다.

부자가 되는 방법으로 그렇게 일확천금을 얻을수 있지만 내 재물이 아니다 싶으면
오히려 재앙으로 변질이 됩니다. 그저 열심히 자기에게 주어진 직분에 충실해
가면서 모든 일에 모든 사람에게 감사하는 마음 가짐으로 자신과 이웃을 위한
보살행을 하는 사람에게는 저절로 무너 지지 않는 영원한 부귀와 행복이 찾아
옵니다.
우리 불자님들은 마음의 밭인 심전을 잘 경작하면 나한님 보다 더 귀하고 진실한
부처님을 캐 낼수 있을 것입니다.
아니 심전 자체가 모두 부처 아님이 없는 도리를 저절로 깨닫게 되는 날이 올것입
니다.
봄입니다. 밭도 갈아 엎어 농사 준비를 시작하고 마음 밭에다가 아미타불 염불로는
밭을 파는 쟁기를 삼고 금강경 독경으로는 골을 타서 물길을 대고 이뭣고 참선의
힘으로는 무공해 퇴비를 삼고 옴마니반메훔 주력으로는 삼세 제불의 종자를 심어
영원한 행복인 부처 씨앗을 가꾸어 가십시다.

가족들과 이웃들과 함께 말입니다

-공주 원효사스님의 글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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