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 풀잎이 함초롬하게 피어 오르는 성스러운 봄날에 강원도 작은 골짜기 만월산 자락에 오랜 염원이던 현덕사 대웅전 삼존불을 모시는 광명을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초목 휘어진 숲 사이로 새 소리 사면에서 울고 날으는 산 깊고 물 흐르는 길을 오르다, 볼품 없는 사찰 하나를 만났습니다. 그 작은 뜨락에는 박꽃이 달빛처럼 밝은 향기로 피여있고, 좁은 법당에서는 염불소리 바람따라 들려 저희 내외는 발길이 그곳에 머물렀습니다 스님께서 따라주시는 녹차 한 잔 마시던때가 어제인가 했는데, 어느 사이 세월 흘러 십여년이 되었군요!
낡은 싸리 빗자루 하나 들고 이 곳에 들어오셨다는 어느 보살의 말씀에 "스님 왜 그리 고생을 사서 하세요?" 하고 물으니, 스님께서는 "고생이 아이고, 행복이제." 하시면서 환하게 웃으시던 모습이 지금도 저의 가슴에 가득한 부처님의 향기로 남아있습니다.
일년에 한 번 바닷가로 휴가를 갈때 현덕사 부처님 뵈러 진고개를 넘어 산사에 들리면... 스님께서는 커다란 돌을 온 몸으로 날으시며 축때를 쌓으시고 법당을 올리시느라.. 손톱은 자랄사이 없이 다라지고, 어께는 무거운 돌짐에 언제나 피멍이 가실날 없지만... 부처님 모시는 일 게을리 하시는 법 없으시더니, 오늘에 웅장한 법당과 삼존불을 모시니 그동안 스님의 고난이 헤아릴 수 없으련만 언제나 맑은 미소로 행복해 하시는 현종 스님을 뵙고 보니 어떻게 무엇으로 감사를 드려야 될런지요!
만월산 자락에는 옛 법당 간데없고, 높고 높은 누각위에 아름다운 깃발 아래로 풍경소리 울리고, 국보급보다도 더 훌륭한 현종 스님의 땀이 배여 이룩한 고귀한 법당이 세워졌습니다.
"조금만 있으례." 향토 벽으로 만든 요사채에서 쉬어 갈 수 있도록 해주시겠다던 그 말씀 잊지 않으시고 죄 많은 중생을 편히 쉴곳도 만들어 주신 스님... 고맙습니다! 힘들고 어려움에도 한결 같은 마음과 몸으로 돌 하나 모래 한줌 들어주신 현덕사 불자님께 석가모니 부처님의 자비의 향기 가득히 피여 내리시길 기원드립니다.
- 정해년 사월 십칠일 화요일 서울에서 불자 최정화 올립니다.-
* 2007년 4월 28일 10시 대웅전 삼존불 봉안식을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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