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제야(除夜)의 차 한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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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09년 02월 17일 (16:03) | 조회수 | 조회수 : 1,880 |
제야(除夜)의 차 한잔 換歲雲林道誼新 (환세운림도의신) 淸茶共飮養吾身 (청다공음의어신) 寒貧不改安眞樂 (한빈불개안진락) 肯向朱門願效嚬 (긍향주문원효빈) 구름 가득한 산중에 해가 바뀌니 도의가 새롭도다 맑은 차 함께 마시고 내 몸을 돌보는도다 가난하나 참된 즐거움을 즐기나니 어찌 부자를 좇아 호사스럽기를 바라겠는가 조선 후기 묵암 최눌(默庵 最訥) 선사의 선시입니다. 한 해를 보내시면 선지식들은 이렇게 마음 자리를 돌아보고 정진을 다짐하고는 하셨다 합니다. 또 한 해가 갑니다. 큰 어른 스님들이 한꺼번에 입적에 드신 일도 전에 없던 일이고, 전에 없던 불황이 한 해 내내 우리 마음을 무겁게 짓누르기도 했던 한 해입니다. 새해는 120년만에 오는 갑신년이라고들 합니다. 60년마다 한 갑자씩 돌아오니 갑신년은 60년 전에 한번 더 왔을터, 굳이 120년이라고 강조하는 뜻은, 120년 전에 갑신정변이 있었음을 되새기는 세간의 마음일 것입니다. 새해에도 참으로 많은 일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총선거가 있어서 또 어떻게 정치판도가 바뀔지도 우리 눈길을 잡을 것이고, 불황이 바닥을 차 오르고 좀 살만한 한해가 될지도 궁금합니다. 그러나 큰 어른 스님들이 한꺼번에 가신 뜻을 생각해 본다면 해가 바뀌고 달이 바뀌는 것에 그다지 크게 마음을 움직일 일은 아닙니다. 어른 스님들이 한꺼번에 육신의 옷을 털고 가신 뜻은 또 다른 시공간에서 새로운 법석을 마련하고자 함일 터입니다. 이럴 때 일수록 현덕사 맑은 물로 우려낸 차 한잔이 더욱 소중하고 감사합니다. 변화가 많을 새해 갑신년에는 부디 우리 마음자리에 큰 변화가 있어서 날마다 좋은날 맞이 하시길 서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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