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6.3~6.4] 1박 2일간의 템플스테이 | ||
---|---|---|---|
작성자 | 정한나 | ||
등록일 | 2018년 06월 08일 (16:34) | 조회수 | 조회수 : 2,953 |
첨부파일 |
| ||
가지고 있는 종교는 없지만, 절에만 가면 마음이 고요해지고 복잡한 생각도 정리가 되는 것 같아 종종 절을 찾곤 했었다. 최근에는 불교와 절에 대해 더 알고 싶다는 마음이 생겨 템플스테이에 가기로 마음을 먹게 되었고, 다행히도 대학교 때부터 10년동안 알고지낸 두 친구가 흔쾌히 동의를 해주었고, 여름휴가에 맞추어 현덕사를 찾게 되었다.
현덕사에 처음 도착하면 강아지 보리와 현덕이가 새로운 이들이 찾아 왔음을 알고 반겨준다.
나는 강아지를 무서워해서 템플스테이에 올 때 가장 걱정이 되었던 것도 현덕사에 산다는 강아지들이었는데,
희한하게도 이 두 강아지들은 전혀 무섭지가 않았다. 절에서 오래 생활한 두 친구라 그런지 잘 짖지도 않고,
공격적인 성향을 보이지도 않았으며 산사와 참 잘 어울리는 모습의 강아지 두 마리였다.
강아지를 좋아하는 친구는 사랑스러운 두 녀석 덕분에 템플스테이의 즐거움은 두 배가 되었다고 말했다.
템플스테이를 시작하기 전 공양실에 모여 보살님께서 마련해 주신 과일을 먹으며 주지스님과 함께 일정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다.
꼭 해보고 싶었던 체험이 있었냐는 말에 스님과의 차담과 예불과 108배를 익히고 싶다는 말씀을 드렸다.
스님과의 간단한 담화를 나눈 후 옷을 갈아입고 천천히 산사를 둘러보았다. 요즘 잘 들을 수 없는 새소리며, 절에서만 들을 수 있는
청아한 풍경소리, 깨끗한 공기를 느끼며 연신 오길 잘했다고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던 중
현종스님을 만나 뵈었다. 현덕사에 오기 전 가장 기대하던 일 중의 하나가 현종스님과의 차담이었는데
"들어와서 차 한잔 하고가~"하는 말씀에 얼마나 설레고 감사했는지 모른다.
차의 종류와 커피의 종류에 대한 이야기, 일상을 살아가는 이야기와 우리의 마음가짐 , 과거와 현재와 미래, 걱정에 관한 이야기
정성스럽게 차와 커피를 내려주시며 일상을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될만한 이야기들을 듣고, 저녁 공양 이후
주지스님께 절을 하는 방법을 배우고 예불을 드리고, 108배를 시작했다.
중생의 번뇌가 108가지라는 데서 유래된 108배는 참회문에 맞추어 한 배씩 올리도록 진행이 되었다.
나의 마음에 닿는 구절이 나올 때면 더욱 감사함과 참회를 하는 마음으로 절을 하게 되었으며,
내가 잊고 지냈던 것에 대한 감사함과 무심코 지나친 것에 대한 참회하는 마음을 가져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다음 날 아침, 공양 후 현종스님과 함께 포행을 하는 시간을 가졌다.
단순히 산책만 하는 것이 아니라
현덕사 주변의 산책로를 걸으며 스님은 들려오는 새소리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주시거나,
우리가 모르는 꽃의 이름 꽃 이름의 유래 등을 알려주셨다. 새와 꽃은 우리 주변에서 쉽게 생각할 수 있는 예쁜 말들로
이름이 지어졌다는 사실을 왜 이제서야 알았을까,
지나가는 길에 한 보살님댁에 들어가셔서 보살님이 가꾸고 계시는 예쁜 꽃들도 구경했고
맑은 공기 가득한 산과 깨끗한 물이 흐르는 곳에 살고 계신 보살님은 건강하신 모습만큼이나 긍적적인 기운을
우리에게 보내주셨다. 현덕사와 꽃과 나무와 새를 소재로 처음본 보살님과 우리는 마치 오랜시간 알고지낸 이들처럼
긴 이야기를 나눴다.
포행을 마치고 다시 현덕사로 돌아와 현종스님과의 마지막 차담을 나누었다.
운이 좋았던 것인지 템플스테이 기간동안은 우리 셋뿐이어서 내가 가지고 있는 이야기와 친구들이 가지고 있는 이야기를
스님께 모두 풀어놓을 수 있어 좋은 시간이 되었다.
처음 가졌던 차담, 아침 공양 시간 중, 포행, 마지막 차담에서 스님은 좋은 이야기들을 참 많이 해주셨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와 닿는 이야기를 꼽자면 과거도 미래도 아닌 현재를 살아가라는 말씀이었다.
'수처작주' 처하는 곳 마다 주인이 되어라.
믿기만 해서 되는 것은 없다. 걱정한다고 해결되는 일은 없다.
현재의 자리에서 주인이되고 최선을 다하면 그 결과가 미래로 나타나게된다.
어쩌면 현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이 가져야할 자세를 불교에서 알려주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현덕사에서의 1박2일은 오랜시간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대구, 부산, 서울에서는 오랜 시간을 보내어야 닿을 수 있는 현덕사지만,
마음이 편안해 지고 싶을 때나, 고민이 생길 때, 삶에 대한 답을 찾고 싶을 때 오고 싶을 곳을 떠올리면 이 곳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 현종스님과 주지스님, 보살님, 보리와 현덕이 모두에게 감사한 마음을 담아 글을 올립니다. |
현덕사 | 현덕사 | 18/06/11 12:00 에나 진짜로 약속을 지켰셨네요 감사 합니다 약속을 잘 지킨 인연으로 항상 건강하시고 오래도록 행복하세요. | 18/06/11 12:00 |
---|
※ 삭제나 수정시에 사용할 비밀번호를 입력하세요. | |
새글 작성하기 | ▲ 다음글 보기 ▼ 이전글 보기 목록보기 |
새글 작성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