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월산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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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덕사를 다녀와서

작성자이슬
등록일2011년 06월 08일 (00:02)조회수조회수 : 3,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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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IMG6931.JPG (0)
모처럼 찾아온 연휴를 맞이하여 우리 가족은 현덕사를 찾았습니다.

새벽 6시부터 바쁘게 달려온 터라 차 안에서 잠이 들었는데
눈을 뜨니 어느새 상쾌한 바람이 부는 산속에 와있었습니다.
청량한 공기를 들이마시니 답답한 가슴이 뻥 뚫린 기분이었습니다.

이 날 극락전 상량식이 있었는데 큰 스님 말씀에 따르면
극락전이란 내세를 관장하는 아미타 부처님을 모시는 곳이고
상량식이란 불전의 중심이자 가장 중요한 부분인 마룻대를 올리는 의식이라고 합니다.
오색실로 불전을 둘러싸고 정성스레 상량에 글을 쓰고 팥을 뿌리는 등
상량식은 엄숙하게 이뤄졌습니다.

점심 공양 이후 현덕사 주변을 둘러보았는데
검은 점박이 강아지 (멍멍이 라고 이름지어주었습니다)가
앞장 서서 달려가다가 제대로 따라오는지 멈춰서서 확인하는 것이
마치 우리 가족을 안내해주는 듯 했습니다.

시원한 마루 그늘에 앉으면 탁 트인 만월산 경치가 펼쳐지고 바람이 솔솔 불어오는
현덕사에서의 시간은 한마디로 여유. 였습니다.
큰 시험을 치르느라 눈코뜰새 없이 바빴던 지난 날들에 대한 보상심리 때문인지
부드러운 바람의 손길을 즐기며 저는 여유로움을 만끽했습니다.

저녁에는 강릉 단오제를 구경하기 위해 시내로 나갔습니다.
단오제는 우리나라 5대 명절 중 하나이고
특히 강릉 단오제는 한국 무형문화재로 등록되어 있다는 사실 알고 계시나요?
오늘 날의 축제들은 대개 지자체의 주도에 의해 외부인을 초빙하여 진행되는 반면
단오제는 마을 사람들이 똘똘 뭉쳐 만들어가는 축제라는 점이 특히 인상깊었습니다.
특히 길거리 행진에서 평창 올림픽 유치에 대한 도민들의 간절한 바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굿하는 것도 보고 불꽃놀이도 보고 흥에 겨웠던 우리 가족은
스님과 스님의 지인분들과 함께 식사를 했습니다.

이튿날 새벽 산 속에 울려퍼지는 목탁소리에 함께 잠에서 깨어 새벽 예불을 드렸습니다.
이번 템플스테이에서 가장 의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새들도 잠이 든 고요한 시간, 그리고 별빛과 여명이 교차하는 시간.
잔잔히 울려펴지는 종소리를 통해 우주와 교감하는, 신비로운 기운에 둘러싸인 기분.
그 형언할 수 없는 느낌을 꼭 와서 경험해보시길 강력히 추천합니다.

아침 공양 후 계곡 옆에서 휴식을 취했습니다.
계곡물 흐르는 소리와 새 소리를 들으며 복잡했던 머릿 속을 비우고
저 역시 자연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無想..이라는 게 이런 걸까요?

그리고 스님과 담소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스님께서는 직접 차도 끓여주시고 좋은 말씀도 많이 해주셨습니다.
덕분에 진로에 대한 고민을 안고 있었는데 어느 정도 큰 틀을 잡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1박 2일의 현덕사 템플스테이는 지쳐있던 심신을 재충전하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울창한 산과 계곡, 스님이 끓여주신 따뜻한 차 한 잔, 사람을 잘 따르는 멍멍이.
모두 소중한 추억이 되었고 오랫동안 기억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코멘트현황
현종
현종 | 11/06/08 22:31
사진을 시원하게 참 잘 찍었다.
나보고 좋다고 하드니만 좋아한다는 말은 한 마디도 없네.
그래도 좋아하는 걸로 알고 있을게.
스님이 이슬이를 위해 기도 열심히 해 줄게.
그러니 최선을 다해 내년에는 반가운 소식을 가지고 만나자.
기다릴게.
11/06/08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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