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월산 이야기

게시물열람
제목

최초로 긴 템플스테이!

작성자김미진
등록일2011년 09월 05일 (01:31)조회수조회수 : 3,667
첨부파일
  • 20110819맑은날현덕사.jpg (0)
  • 20110817안개낀현덕사.jpg (0)
  • 삼성각길과파수꾼들.jpg (0)
  • 맑은하늘과구름.jpg (0)
  • 숙소.jpg (0)
<2011.8.17 ~ 2011.8.24>
현덕사에서 최초로 받은 장기 7박8일 휴식형 템플스테이! (그 이전엔 길어야 3박4일)

그만큼 번뇌가 많아 털어버리고 싶은 마음으로 떠났습니다.
현덕사 사진을 보며 ‘바로 이곳이다’란 느낌에 정한 곳!
아담하고 고요하고 안개 낀 모습이 근사한 현덕사!!
실제 가보니, 현덕사는 정말 그런 곳입니다.

현덕사에서 제일 좋은 방으로 안내받고, 저의 긴 템플스테이가 시작됐습니다.
길게 머문만큼 할 얘기가 너무 많은데다 스스로 정리가 아직 안돼서
일단 머릿속에 크게 맴도는 대로 얘기해볼까 합니다.
**************************************************

오감(五感)과 정적의 미(美)로 나를 닦아준 여행!

◈시각(視覺).._
초록병풍으로 둘러싸인 현덕사, 툇마루에 앉아 봐도 봐도 질리지 않던 투명하게 파란 하늘과 구름,
새벽이나 비가 오면 운치를 더해주던 산안개,
시원하게 탁 트인 넓은 마당에 서서 올려다봤던 밤하늘!
깜깜한 어둠 속에 빼곡히 박혀 반짝반짝 거리던 별들과 우유빛길 은하수!!
태어나 그렇게 무수한 별들을 가까이서 처음 보았고, 그래서 더 뭉클하고 신비해서 잊을 수 없던 기쁨!
새벽예불 때 보았던 초연한 느낌의 하현달과 오리온 별자리,
현덕사 음식의 보물창고지인 옹기종기 모습의 장독대,
눈 닿는 곳마다 살아있는 자연생명들- 소박한 달맞이꽃과 눈에 확 띄는 분홍빛깔 백일홍,
손바닥만 한 크기에 놀랐던 나방, 도시에서 보기 힘든 앙증맞은 메뚜기와 청개구리,
나를 깜짝깜짝 놀라게 했던 벌레들까지.......

◈청각(聽覺).._
각 종 음악이나 도시의 소음, TV소리와는 다른 자연의 소리!
이름 모를 벌레들의 소곤거림과 새소리.
새벽도량 때 스님께서 두드리는 목탁소리, 온 세상을 두드리고 나를 깨우는 소리.
적막의 고요가 주던 평온, 너무나 자연스런 소리여서 귀 기울일 주의조차 의식 못했던 소리.

◈후각(嗅覺).._
맑고 깨끗한 공기와 자연 풀내음.

◈미각(味覺).._
내 몸을 가장 크게 차지했던 부분! 세면대에서 흘러나오는 물을 그냥 마셔도 될 만큼 맑고 좋은 약수!!
그 물로 자란 자연식재료와 공양주 보살님 맛손을 거쳐 탄생한 맛난 음식들.

◈촉각(觸覺).._
내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심지어 혼잡한 마음까지 닦아주던 시원한 약수!

그리고 예불과 공양이 반복됐던 단순한 일상과
촉촉이 베어 나오는 땀으로 번잡한 생각들을 잊곤 하던 108배까지.

저를 씻어주던 오감(五感)과 아름다움들이었습니다.

그것이 합쳐진 이유였을까요.
며칠이 지나 공양 중에, 제 뒷모습을 보셨던 주지스님께서
앉은 모습이 아주 바르다고 알려주셨습니다.
저도 모르게 늘 구부정했던 제가 말이지요.
물론 가기 전에 평소에 요가를 한 덕도 있겠지만,
저는 무엇보다 현덕사에서의
오감(五感)과 단순하고 규칙적인 생활이 제게 선사한 선물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전엔 뭔가 한쪽으로 치우쳤던 느낌이,
이젠 걸을 때나 앉을 때나 정가운데 기준점이 딱 서 있는 느낌에 신기합니다.

*****************************************************

참, 길고 긴 제 후기지요?
올리기는 해야겠는데 시간은 없고
시간을 줘도 내공 부족으로 좋은 후기를 올릴 자신도 없고...
부족한 글을 올리면서 그게 못내 부끄러워,
빨리 글 올리라 등 떠미시는 주지스님과 시간 없음을 핑계 삼아 봅니다.
어디까지나 제 개인적인 후기이오니 따뜻한 눈으로 봐주세요.

마지막으로,
스님하면 어려움부터 떠오르는 편견을 깨주신 주지스님,
겉으로 보이는 모습이나 말씀이 무뚝뚝하지만
알고 보면 따뜻한 분임을 알게 해 주신 주지스님,
맛좋은 손 솜씨에 내내 입호강하고 레시피를 적게 만드신 공양주 보살님,
그리고 템플 중에 해변바람과 차담으로 소중한 시간을 느끼게 해주신 사무장님,
그 외 현덕사에서 뵈었던 많은 인연분들,
어디를 가나 길안내와 동무를 자처하던 현덕사 파수꾼 보리와 장군이까지.....
모두 모두 감사드립니다.

건강하시고요, 돌아오는 어느 날에 환한 얼굴로 뵈었으면 좋겠습니다. 행복하세요!
코멘트현황
코멘트작성
※ 삭제나 수정시에 사용할 비밀번호를 입력하세요.
게시물처리 버튼
새글 작성하기 ▲ 다음글 보기 ▼ 이전글 보기 목록보기
게시판검색
자유게시판
순번제목작성자작성일조회수
1081 너무 귀한 시간이었습니다.[3]
안영웅 / 11-10-19 (수) / 조회 : 3,182
3
안영웅11-10-19 23:423,182
1080 현덕사 불교신문 보도
/ 11-10-17 (월) / 조회 : 2,904
11-10-17 15:462,904
1079 동.식물 천도제를 다녀와서~~
비싸니맘 / 11-10-11 (화) / 조회 : 2,900
비싸니맘11-10-11 14:362,900
1078 인사드립니다[1]
강희숙 / 11-10-10 (월) / 조회 : 2,947
1
강희숙11-10-10 12:542,947
1077 환경본찰 강릉 현덕사, 10월8일 동식물 천도재 봉행(법보신문기사)[1]
현덕사 / 11-10-06 (목) / 조회 : 2,999
1
현덕사11-10-06 06:102,999
1076 도가니 영화를 보고나서...
현종 / 11-09-29 (목) / 조회 : 2,983
현종11-09-29 22:532,983
1075 노점상 밥 주던 어머니 창피했는데… 세상 지키는 힘, 거기 있었다.
조선일보기사 / 11-09-29 (목) / 조회 : 2,989
조선일보기사11-09-29 10:282,989
1074 "연탄가게 장남이 이만큼 성공한 건 막걸리 한 잔도 나눴던 아버지 덕분"
조선일보기사 / 11-09-29 (목) / 조회 : 3,033
조선일보기사11-09-29 10:223,033
1073 "부모 보고 기부 배워"
조선일보기사 / 11-09-29 (목) / 조회 : 2,873
조선일보기사11-09-29 10:182,873
1072 기부는 최고의 자식교육
조선일보기사 / 11-09-29 (목) / 조회 : 3,044
조선일보기사11-09-29 10:143,044
1071 가을이 깊어가니 현덕사가 그립습니다[1]
/ 11-09-28 (수) / 조회 : 2,836
1
11-09-28 10:582,836
1070 ◆ 조금 느려도 괜찮아!
승가원 / 11-09-27 (화) / 조회 : 2,859
승가원11-09-27 11:442,859
1069 문안작성
문안작성 / 11-09-25 (일) / 조회 : 2,905
문안작성11-09-25 17:042,905
1068 만월산 현덕사 개산12주년 법회봉행
현덕사 / 11-09-21 (수) / 조회 : 3,032
현덕사11-09-21 01:253,032
1067 8월 16일 현덕사템플스테이를 마친 뒤 한달만에 글을 쓰네요.[1]
이재헌 / 11-09-14 (수) / 조회 : 3,052
1
이재헌11-09-14 22:053,052
1066 달빛 같은 사람이 되시기를.....[1]
현종 / 11-09-11 (일) / 조회 : 3,112
1
현종11-09-11 11:473,112
1065 강원도립대 제8대 원병관 총장님 취임을 축하드립니다.
풀향기사랑 / 11-09-07 (수) / 조회 : 3,065
풀향기사랑11-09-07 00:543,065
1064 최초로 긴 템플스테이!
김미진 / 11-09-06 (화) / 조회 : 3,088
김미진11-09-06 16:203,088
1063 산사와 커피
/ 11-09-05 (월) / 조회 : 3,057
11-09-05 22:563,057
1062 1박 2일 체험후기
오한나 / 11-09-05 (월) / 조회 : 3,015
오한나11-09-05 22:463,015
게시판 페이지 리스트
새글 작성하기
계좌안내 : [농협] 333027-51-050151 (예금주 : 현덕사)
주소 : (25400) 강원도 강릉시 연곡면 싸리골길 170 (삼산리, 현덕사) / 전화 : 033-661-5878 / 팩스 : 033-662-1080
Copyright ©Hyundeoksa. All Rights Reserved. Powerd By Denobiz Cor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