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해제하고 난 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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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김정숙 | ||
등록일 | 2012년 02월 16일 (12:22) | 조회수 | 조회수 : 2,829 |
첨부파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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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해제하고 난 후 데스크승인 2012.02.15 00:34:44 현종스님 | 논설위원·강릉 현덕사 주지 자연에 순응해 스스로 떨어진 낙엽을 밟으며 늦가을 세찬 바람에 떨어지지 않으려고 온 힘을 다해 매달려 있는 마지막 잎새를 보면서 결제를 했다. 어느덧 하얀 눈이 내리고 그 눈길에 포행을 다녔다. 첫눈이 내린 후 며칠은 하얀 솜을 깔아 놓은 듯 하여 푹신한 길이 참 좋았다. 그리고 뽀드득 뽀드득 눈이 밟히는 소리를 후렴삼아 걷는 것이 또 하나의 즐거움이었다. 그 기쁨은 잠시 잠깐이었고 한 겨울 내내 얼어 반질반질해진 얼음길에 넘어지지 않으려고 조심조심 걸었건만 그래도 몇 번이나 넘어지고 자빠지기를 거듭하였다. 그러면 포행을 하지 않으면 될게 아니냐고 하겠지만, 나와의 약속이기에 눈이 내리고 진눈개비가 와도 우산을 쓰고도 포행을 게을리 할 수 없었다. 쉼 없는 포행을 지속하면서 세월의 빠름을 또 한번 느꼈다. 동지, 소한, 대한을 지나고 봄을 맞이하는 입춘을 지나 해제하였다. 숲속에서는 겨우내 움츠려있던 산새들의 울음소리가 제일먼저 봄을 알려주는가 싶더니 그냥가기 아쉬웠던지 마지막 추위가 심술을 부린다. 산새들의 작은 부리로 한 입 한 입 물어다 놓은 새봄의 기운을 심술궂은 동장군이 폭설로 훼방을 놓았다. 여러 대중스님들과 함께 했던 한철이 나에겐 소중한 많은 것을 주는 시간이었다. 정진만 하다보면 다리에 힘이 빠지고 그래서 한 두번 정도 운동을 겸한 산행 정진을 한다. 대중스님들의 진지한 논의 끝에 소금강 노인봉으로 결정되었다. 90일 동안의 정진은 선방을 나서 대중의 삶 속으로 다시 들어가는 용기와 힘을 주는 시간이었다 설레는 마음으로 출발한 길은 미끄러운 얼음으로 위험하긴 하였지만, 무사히 진고개 휴게소에 도착하여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 되었다. 등산화 끈을 힘껏 동여메고 출발한 산행길은 눈에 덮혀 위험하긴 마찬가지였다. 사라져 버린 길과 시베리아를 방불케 하는 매서운 바람은 설레게 시작한 산행을 포기하게 만들뻔도 하였지만, 끝까지 올라 가보자는 여러 스님들의 의견이 우세하여 힘든 산행이 시작 되었다. 허리까지 차는 눈을 헤치고 노인봉을 돌아내려가는 길에 먹었던 김밥과 컵라면의 맛은 그야말로 최고였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공양, 포행, 정진 한순간도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다. 90일간의 매시간 시간이 의미 있고 보람된 나날이었다. 그러나 이 의미 많은 동안거 한철 정진이 내가 수행자로서, 구도자로서 무얼 찾아주는 방편은 아닐 것이다. 어느 큰 스님 법문 중에 “팔만대장경을 거꾸로 읽어도 도를 모르면 모두 헛일이다”라는 말씀을 들은 적이 있다. 내가 찾고 있는 도는 경전이나 선방에 있지는 않을 것이다. 오히려 우리의 부처님은 선방 밖의 대중 속 삶 도처에 계실 것이다. 이번 한철 선방 안거를 통해 나는 지난해의 나를 뒤 돌아보고 반성하는 시간이었다. 90일 동안의 정진은 선방을 나서 대중의 삶 속으로 다시 들어가는 용기와 힘을 주는 시간이었던 것 같다. 나에게는 항상 주지를 하면서도 사찰 소임을 보면서도 해결되지 않았던 문제가 있었다. 다름 아닌 속세에서 삶을 영위하는 불자들과의 관계였다. 항상 그들을 삶을 이해하려하고 그들의 번뇌를 같이하려는 마음을 가지려고 노력하지만 나에게는 참으로 어려운 문제였다. 이번 한철 월정사 만월선원에서의 정진의 힘으로 대중 속에서 부처를 찾고 그들의 기쁨과 번뇌를 함께하며 나의 어려운 문제를 풀어나가야겠다. [불교신문 2790호/ 2월11일자] |
운영자 | 운영자 | 12/02/19 21:49 정진하시느라 수고가 많으셨습니다. 어서 빨리 정진 열시히 하셔서 중생제도 하시길~~ | 12/02/19 21:4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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