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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5~7/27일 템플 스테이 참여 후기입니다.

작성자최유정
등록일2013년 07월 31일 (14:23)조회수조회수 : 3,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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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저는 7월 25일부터 7월 27일까지 2박 3일 동안 현덕사 템플 스테이에 참여했던 최유정입니다.
아마 사무장님께서는 한별이와 샛별이로 기억하시겠죠? 하하

현덕사라는 사찰은 인적이 드문 산 속에 자리를 잡고 있었습니다.
아스팔트 위에서도 꿋꿋이 아름답게 피어나는 민들레처럼 현덕사는 도시에서 가까이에 있지만
그 흔적은 아예 찾아볼 수 없을 만큼 홀로 아름답게 존재하는 곳이었습니다.
서울에서 오전 7시 30분에 출발해서 버스를 타고 지하철을 타고 고속 버스를 타고 다시 303번 버스를 타고 오후 2시에 현덕사 입구에 도착을 했습니다. 현덕사 입구부터 현덕사까지 마냥 걷기 시작했습니다.
멀미 때문에 지치고 무더운 날씨 때문에 옷이 땀으로 흠뻑 젖어있었지만 현덕사로 향하는 길의 풍경은 1.6km 거리를 잊게 만들었습니다.


현덕사에 도착해서 제가 가장 먼저 뵌 분은 현덕사의 주지 스님이신 현종 스님이셨습니다.
TV에 나오셨던 모습보다 더 미남이셨습니다. 하하
현덕사에 도착하면 간단하게 신청서를 쓰고 사무장님께서 핸드드립 원두 커피를 주십니다.
커피로 유명한 강릉에 위치한 현덕사에서는 로스팅, 그라인딩을 전부 손수 하십니다.
방사가 정해지면 환복을 하고 법당에 모여 사무장님께 예불에 대해서 배우고 벽화에 대한 설명을 듣습니다. 예불을 드리는 것은 절에 찾은 이들이 꼭 해야 되는 일입니다.
그 외의 일정은 선택형입니다. 휴식형을 원하시는 분께서는 휴식을 하실 수도 있습니다.
저희는 모든 일정에 다 참여해서 염주도 만들고, 직접 로스팅을 해서 핸드 드립도 해보고, 탁본도 뜨고, 등산도 하고, 바다와 계곡도 갔습니다. 현덕사는 공양이 정말 맛있습니다. 주전부리는 수박과 옥수수를 주시는데 정말 꿀맛입니다.
아무리 길고 자세하게 설명을 드려도 제 마음이 다 전달이 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처음에 현덕사에 갔을 땐 워낙 현덕사를 찾으신 분들도 많으시고, 스님께서 워낙 바쁘셔서
현종 스님과 대화를 나눌 시간은 많지 않을 것 같다고 느꼈습니다. 하지만 등산을 하면서 많은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무슨 일을 하는지, 뭘 하고 싶은지 물으셨습니다. 대학생이고, 공대에 재학 중이지만 시를 쓸 때 가장 행복하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스님께서는 현덕사에 관한 시 하나만 써오라고, 약속 꼭 지키라고 하셨습니다.
등산을 끝내고 내려오자마자 쓰기 시작해서 30분 만에 시를 완성했습니다. 꾸미지 않고 느낀 그대로 썼습니다.
스님께서는 잊지 않으시고 읽어보신 후에 인터넷에 올려달라고 부탁을 하셨습니다.

그렇게 2박 3일의 시간은 너무도 빨리 흘러갔습니다.
더 있고 싶은 마음을 뒤로 하고 배차 간격이 큰 303번 버스 때문에 점심 공양도 못 하고 급하게 떠나려던 찰나, 현종 스님께서 저희를 부르셨습니다.
"차 걱정돼서 일찍 가는 거라면 걱정하지 말고 공양을 하고 가라. 연곡에 가면 터미널에 가는 버스 많다.
거기까지 데려다줄게. 나가서 진짜 좋은 음식 먹을 거 아니면 공양하고 가라…."
감사한 마음으로 공양을 하고 스님께서도 공양을 끝내신 뒤에 직접 운전을 하시기 시작하셨습니다.
바쁘시고 피곤하셔서 당연히 연곡까지만 데려다주실 줄 알았는데 연곡 해변으로 데려가셔서 카페에서 팥빙수를 사주시고, 결국은 버스터미널까지 저희를 태워다주시고 손을 꼭 잡아주시고 돌아가셨습니다.
차 안에서 정말 많은 대화를 하고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습니다.
글을 사랑하고 시를 쓰는 공학도로서 진로를 걱정하는 제게 스님께서는 많은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다른 사람에겐 아무 것도 아닐지 몰라도 제겐 백 개의 조언보다 값지고, 천 개의 진주보다 아름답고,
만 개의 선물보다 감사한 말씀이었습니다.

“현종 스님. 스님께는 정말 사소하고 피곤할지도 모르는 고민들에 귀 기울여주시고, 솔직하게 충고와 조언을 해주시고, 밝게 웃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저 뿐만이 아니라 현덕사를 찾으시는 많은 분들게 스님께서는 항상 말씀하시겠죠. 지치고 힘들면 언제든 찾아와서 쉬었다 가라고…마음의 고향으로 생각해달라고. 저는 그 말씀을 인사치레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한 분 한 분 다 소중한 인연으로 야기시고 진심으로 말씀하신다는 걸 몸과 마음으로 느꼈습니다.”

현덕사는 아름다운 풍경만큼 아름다운 분들께서 많이 계신 곳입니다.
처음 뵀을 땐 조금 무뚝뚝하신 것 같다고 느끼실 지도 모르지만 부탁 하나 그냥 넘기시지 못 하시는 분들이십니다.

근거 없는 좋지 않은 연관 검색어를 들으시고도 "실제로 보니까 아닌 거 알겠제" 하시며 하하 웃으시던 큰아버지 같으신
현종 스님.
엄해 보이시지만 템플스테이를 하러 온 초등학생에게 책을 선물하시며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불교에 대해 설명해주시던
동림 스님.
힘내서 템플스테이 잘 할 수 있도록 공양 맛있게 해주신 공양 보살님.
저를 많이 놀리시면서도 정말 많이 챙겨주셨던 사무장님.
호칭을 여쭤보지 못 해서 너무 죄송스러운 세 분의 거사님과 보살님.
그리고 현덕사에 템플스테이를 하러 오셨던 모든 분들.
모두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아름다운 추억을 얻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동림 스님 껌딱지 보리와 등산길을 안내해주던 순하디 순한 검둥이.
모두들 벌써 그립습니다.
현덕사에 계신 모든 분들께서 많이 챙겨주시고 도와주셔서 분에 넘치는 추억과 행복을 얻었습니다.

지치고 힘드실 땐, 몸도 마음도 가볍게 하시고
흐르는 구름조차 현덕사를 위해 존재하는 것처럼 아름다운 현덕사에서 쉬어가세요.

(현덕사에 가실 때, 준비물은 수건과 세면도구, 여벌의 옷 한 벌만 챙겨서 가시면 충분할 것 같습니다.)

사진이 깨져서 시가 보이지 않아 다시 한 번 글로 써서 올립니다.


찬현시
최유정

이 하늘 아래 부처 아닌 것이 없고
깨달음을 얻으면 내가 곧 부처이다.
고로 내가 바로 땅이오. 산이오. 하늘이오.
굳은 땅 위에 곧게 뻗은 소나무
산등성이에 쉬어가는 구름
바위를 안아주는 시냇물
아스라이 향기를 건네주는 이 모든 자연
네가 곧 나이다.

이 하늘 아래 나만큼 존귀한 존재 없고
자연 또한 나이니 귀하지 아니한 것이 없다.
내가 너를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은
꽃대를 꺾어 꽃을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돌틈을 비집고 태어난 꽃 없는 풀조차
쉬-이 지나치지 못 하는 마음
그것이 너에 대한 나의 사랑이다.
코멘트현황
현덕사
현덕사 | 13/08/01 01:28
우리 글이 이렇게 이쁜 마음을 담아 풍경을 그려내는구나!
주지스님보다 더 바쁜척하느라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 못해 재주를 알아봐주지 못했군요. 다음에 만나면 차 한잔 나누고 싶습니다. 동림_()_
13/08/01 01:28
최유정
최유정 | 13/08/01 02:23
동림 스님. 날이 선선해지면 또 찾아뵙겠습니다. 템플스테이가 끝나고..벌써 5일이 지났는데 아직도 저는 현덕사라는 지상 낙원 속에서 헤어나오질 못 하고 있습니다. 다음에 가면 더 아름다운 시를 선물해드리고 싶습니다. 급하게 써서 그런지 많이 부족한 시입니다..^^;
13/08/01 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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