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내 찌뿌퉁하고 심술궂던 날이 활짝 개이며 청명하던 바로 그날 현덕사에서 삼존불을 모시고 점안식을 하는 날이었습니다
작은산속에서 이름모를 새싹들이 움트고,작은생명들이 살아움직이고, 곧게 뻗은 나뭇가지에는 어느새 웅장함이 느껴지고, 작지만 긴 계곡에서 흐르는 물줄기에서는 예쁜 노래소리 까지, 살아 숨쉬는 것, 그것만으로 행복하다는 생각이 절로 나는 그날에 그 속에 있는 작은 사찰에서도 새로지은 대웅전에 새로운 부처님을 모셨습니다
먼곳에서 하루전에 미리오신분, 아침일찍 출발하여 오신분,큰버스를 빌려타고 한마음으로 모여 오신분들, 현덕사의 소식을 조금이라도 알고 오신분들, 만나는 얼굴마다 미소가 있고 환희가 있고 활력이 넘쳤습니다 그 속에서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수 있었던 제 자신도 가슴이 벅찼습니다
그 동안에 힘들었던 모든 과정과 시련을 겪어오면서 수척해진 주지스님의 얼굴을 뵐때마다 죄송스럽고 미안해서 말도 건내지 못하고 돌아섰던 저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하지만 그 날 환하게 웃으시면서 축하인사를 받고 그 자리에 참석해주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하던 현종스님의 얼굴에서는 힘들었던 시절을 찾아 볼수 없었습니다 진심으로 제가 현덕사 신도임에 자랑스러웠습니다 뒤에서 묵묵히 대웅전이 완성되기까지 도와주었던 많은 손길,발길에게도 감사했습니다
엄숙하고도 차분히 성스럽고 무탈하게 점안식을 마치고 끝으로 청우큰스님의 법문이 현덕사 도량을 가득메웠습니다. 귀를 쫑긋 세우고 들으려 했지만 공양간 쪽에서는 잘들리지가 않았습니다. 점심 공양이 끝난뒤 언제부턴가 현덕사의 큰행사에 참석하시어 자리를 빛내주시던 하유스님의 춤판이 시작되었습니다 많이 듣던 노랫가락에 노보살님들과 스님은 하나가 되어 축하마당을 벌였습니다. 처음보는 보살님들은 스님의 춤사위에 넋을 잃었고, 가끔 뵈어 왔던 저도 자연스레 눈길이 머물렀습니다.
행사가 끝나고 손님들이 돌아가신 시간에 저는 대웅전에 참배를 했습니다. 부처님과의 첫만남은 말로는 표현할수 없는 무아지경이었습니다. 마음이 편안해졌고 부처님의 끝없는 사랑이 느껴졌습니다. 거친손을 어루만져주시고 상처입은 제 가슴을 쓸어 주셨습니다. 하찮은 존재의 생명까지 귀하게 여기셨던 부처님의 가피가 전해졌습니다. 말로 표현이 안되고 명확히 글로 쓸수도 없지만 저에게 느껴지는 것이 있었습니다
돌아오는길 행복감과 벅찬 마음으로 자연에서 품어나오는 향기에 코를 맡기고 힘차게 걸어왔습니다.
***알지못하는 저를 태워주기 위해 차를 돌려와 태워주신 스님, 함께도와주신 관음사 보살님들 감사했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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