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월산 이야기

만월산 이야기
게시물열람
제목

콘크리트 길보다는 흙길로!

작성자
등록일2009년 02월 17일 (16:01)조회수조회수 : 1,799

--- 콘크리트 길보다 흙길로 ---

지난 여름에는 태풍'루사'로 강릉을 물바다로 만들어 사람이고 가축, 그리고 집도 차도 논과 밭, 도로 등 닥치는대로 싹 쓸어 갔다. 그런데 올 겨울에는 시도 때도 없이 내리는 눈으로 사람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번 겨울이 더 힘든 것은 지난 여름 태풍 때 다 떠내려간 길을 복구하면서 흙이 돈보다도 더 귀해 모래흙, 진흙, 어떤 흙이든 가릴 것없이 덤프차에 실려온 대로 갔다 부어서 눈만 오면 길이 늪지를 연상케한다.

이 길이 예전처럼 될 때까지는 어려움이 이만저만이 아닐 것 같다. 그래도 아직까지 복구가 덜 된 곳도 많은데 이것도 고맙게 생각하면서 다닌다.

길이 다 망가지기 전에는 아침저녁으로 운동삼아 괭이나 삽을 가지고 차가 다녀 움푹움푹 패인 곳을 흙이나 자갈을 채워서 참으로 길이 좋았었다. 멀리서 가끔씩 오시는 신도님이 하는 얘기가 "우리들이 다니기 편하라고 스님이 이렇게 일을 했구나"라고 하면서 마음이 찡하더라는 얘기도하였다. 여러 사람이 편하게 잘 다닐 수 있도록 예쁜 길을 만드는 일 자체가 나에게 있어서도 기쁨이었고 보람이었다. 그런 길을 내가 다녀도 기분이 좋으니까 말이다. 다들 그런 정겨운 길이 좋았었는지 아니면 옛 생각이 나서 그런지는 모르지만 여러 신도님들은 제발 포장을 하지 말라고 한다.

현덕사 까지는 차에서 내려 걸어서 오면 20∼30분 정도 걸린다. 사람들이 걸어 다닐 때는 포장길이 딱딱하여 무릎이나 관절에 부담을 주는데 흙 길이나 자갈길은 발바닥 지압도 되고 부드러운 느낌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

고고한 수행자처럼 항상 푸르름을 잃지 않은 소나무도 보면서 산사에 가는 기분도 들고 해서 좋을 것이다. 산사를 찾아오는 사람들은 흙 길이 운치도 있고 정겹고 하겠지만, 그 길을 자주 다니는 사람들은 빨리 포장길이 됐으면 한다. 나도 지금까지는 흙길이 좋다고 굳이 포장을 할 필요가 있냐고 했는데, 이 눈이 오는 겨울같으면 당장 내일이라도 포장길을 하고 싶은 마음이다. 그렇지만 자연과 친화를 위배하면서까지 포장을 하고 싶지는 않다.

그래서 앞으로의 현덕사 경내는 가급적이면 삭막한 콘크리트 대신 환경친화적인 흙, 돌, 나무로만 사용하여 작고 소박해서 좋은 절을 만들 계획이다. 물론 대웅전은 기와지붕으로 하고 요사채는 너와지붕이나 굴피지붕 그리고 초가집도 지어서 박넝쿨도 올려서 달밤에 하얀 박꽃을 볼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코멘트현황
게시물처리 버튼
▲ 다음글 보기 ▼ 이전글 보기 목록보기
게시판검색
만월산이야기
순번제목작성자작성일조회수
80 산사와커피[1]
/ 11-09-16 (금) / 조회 : 2,737
1
11-09-16 22:002,737
79 100만 신도등록, 100만 신문구독 (불교신문)
/ 11-07-21 (목) / 조회 : 2,605
11-07-21 22:322,605
78 벌과 나비를 위하여.[1]
/ 11-05-29 (일) / 조회 : 2,580
1
11-05-29 22:392,580
77 수행자의 삶 (수미산정)
/ 11-05-19 (목) / 조회 : 2,576
11-05-19 22:162,576
76 봄은 소리로 온다. (수미산정)
/ 11-05-19 (목) / 조회 : 2,589
11-05-19 22:122,589
75 동안거 선방에서
/ 11-01-25 (화) / 조회 : 2,715
11-01-25 11:512,715
74 멋진 종회의 길
/ 11-01-25 (화) / 조회 : 2,530
11-01-25 11:502,530
73 수도암 대중공양가던 생각에[1]
/ 11-01-22 (토) / 조회 : 2,889
1
11-01-22 02:192,889
72 감나무와 다람쥐 (수미산정)
/ 10-10-24 (일) / 조회 : 2,692
10-10-24 22:222,692
71 공직자와 팔정도(수미산정)
/ 10-10-08 (금) / 조회 : 2,876
10-10-08 18:582,876
70 스님 임 성빈 입니다.
/ 10-08-08 (일) / 조회 : 3,017
10-08-08 15:563,017
69 불교신문 수미산정에서 현종 스님.
/ 10-08-04 (수) / 조회 : 2,697
10-08-04 15:592,697
68 강릉 현덕사, 5년째 특전사 장병에게 대중공양 ‘화제’
/ 10-08-04 (수) / 조회 : 2,971
10-08-04 15:572,971
67 불교신문 수미산정에서 현종스님 ...
/ 10-04-29 (목) / 조회 : 2,683
10-04-29 13:202,683
66 스님을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
현종스님 / 10-03-23 (화) / 조회 : 2,998
현종스님10-03-23 17:492,998
65 불교신문 수미산정에서 현종 스님.
/ 10-02-06 (토) / 조회 : 2,740
10-02-06 06:242,740
64 불교신문 수미산정에서 현 종 스님.
/ 09-11-30 (월) / 조회 : 2,909
09-11-30 12:392,909
63 10년 째 이어온 " 동식물 영혼 천도재 봉행 " 현덕사 주지스님
/ 09-10-30 (금) / 조회 : 2,614
09-10-30 21:372,614
62 역사적사건 (지관총무원장의 퇴임을 보며.)
현종 / 09-10-28 (수) / 조회 : 2,802
현종09-10-28 11:412,802
61 가을의 정취를 만끽하는 현덕사 템플스테이
현덕사 / 09-09-29 (화) / 조회 : 2,912
현덕사09-09-29 10:142,912
게시판 페이지 리스트
1 2 3 4 5 6
계좌안내 : [농협] 333027-51-050151 (예금주 : 현덕사)
주소 : (25400) 강원도 강릉시 연곡면 싸리골길 170 (삼산리, 현덕사) / 전화 : 033-661-5878 / 팩스 : 033-662-1080
Copyright ©Hyundeoksa. All Rights Reserved. Powerd By Denobiz Cor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