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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크리트 길보다는 흙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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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2009년 02월 17일 (16:01)조회수조회수 : 591

--- 콘크리트 길보다 흙길로 ---

지난 여름에는 태풍'루사'로 강릉을 물바다로 만들어 사람이고 가축, 그리고 집도 차도 논과 밭, 도로 등 닥치는대로 싹 쓸어 갔다. 그런데 올 겨울에는 시도 때도 없이 내리는 눈으로 사람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번 겨울이 더 힘든 것은 지난 여름 태풍 때 다 떠내려간 길을 복구하면서 흙이 돈보다도 더 귀해 모래흙, 진흙, 어떤 흙이든 가릴 것없이 덤프차에 실려온 대로 갔다 부어서 눈만 오면 길이 늪지를 연상케한다.

이 길이 예전처럼 될 때까지는 어려움이 이만저만이 아닐 것 같다. 그래도 아직까지 복구가 덜 된 곳도 많은데 이것도 고맙게 생각하면서 다닌다.

길이 다 망가지기 전에는 아침저녁으로 운동삼아 괭이나 삽을 가지고 차가 다녀 움푹움푹 패인 곳을 흙이나 자갈을 채워서 참으로 길이 좋았었다. 멀리서 가끔씩 오시는 신도님이 하는 얘기가 "우리들이 다니기 편하라고 스님이 이렇게 일을 했구나"라고 하면서 마음이 찡하더라는 얘기도하였다. 여러 사람이 편하게 잘 다닐 수 있도록 예쁜 길을 만드는 일 자체가 나에게 있어서도 기쁨이었고 보람이었다. 그런 길을 내가 다녀도 기분이 좋으니까 말이다. 다들 그런 정겨운 길이 좋았었는지 아니면 옛 생각이 나서 그런지는 모르지만 여러 신도님들은 제발 포장을 하지 말라고 한다.

현덕사 까지는 차에서 내려 걸어서 오면 20∼30분 정도 걸린다. 사람들이 걸어 다닐 때는 포장길이 딱딱하여 무릎이나 관절에 부담을 주는데 흙 길이나 자갈길은 발바닥 지압도 되고 부드러운 느낌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

고고한 수행자처럼 항상 푸르름을 잃지 않은 소나무도 보면서 산사에 가는 기분도 들고 해서 좋을 것이다. 산사를 찾아오는 사람들은 흙 길이 운치도 있고 정겹고 하겠지만, 그 길을 자주 다니는 사람들은 빨리 포장길이 됐으면 한다. 나도 지금까지는 흙길이 좋다고 굳이 포장을 할 필요가 있냐고 했는데, 이 눈이 오는 겨울같으면 당장 내일이라도 포장길을 하고 싶은 마음이다. 그렇지만 자연과 친화를 위배하면서까지 포장을 하고 싶지는 않다.

그래서 앞으로의 현덕사 경내는 가급적이면 삭막한 콘크리트 대신 환경친화적인 흙, 돌, 나무로만 사용하여 작고 소박해서 좋은 절을 만들 계획이다. 물론 대웅전은 기와지붕으로 하고 요사채는 너와지붕이나 굴피지붕 그리고 초가집도 지어서 박넝쿨도 올려서 달밤에 하얀 박꽃을 볼 수 있도록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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