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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窓 (강원일보) 2005. 7. 14일자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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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2009년 02월 17일 (16:09)조회수조회수 : 629

[마음의窓]천도재

 부처님 경전에 나오는 이야기다. 옛날 초계스님이 산길을 가다 산적을 만났다. 산적은 물건을 빼앗은 뒤 도망가지 못하도록 스님의 손과 발을 풀로 묶어 놓았다. 그런 뒤 산적은 제 갈 길을 가고 말았다. 사실 풀로 묶어 놓았으니 힘 한 번 주면 쉽게 풀고 나올 수 있었다. 하지만 초계스님은 그 과정에서 혹시 풀이 상할지 모른다는 걱정 때문에 다른 사람이 올 때까지 한참을 기다렸다고 한다. 산천 초목에도 부처님이 될 성품이 깃들여 있으니 한 포기 풀조차 가볍게 대하지 않은 초계스님의 간절한 마음을 엿볼 수 있는 일화이다.

 그런데 지금 우리들의 삶의 모습은 어떠한가. 우리들이 무심코 내딛은 한 걸음에 풀이 밟히고 나무가 꺾이는 일이 자주 있다. 요즘 흔해진 자동차를 운전하다 보면 길을 건너다 목숨을 잃은 동물들을 심심치않게 볼 수 있다. 뭇생명을 해치는 일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발전과 개발이라는 그럴듯한 이름으로 산을 마구 파헤치고 바다까지 메우는 일을 우리는 너무 쉽게 한다. 수많은 생명들이 목숨을 잃고 있는 것이 지금 우리가 사는 사회의 단면이다. 생명을 빼앗고 해치는 일인데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것을 제대로 의식하지 못한다. 부처님은 이를 중생심(衆生心)이라고 했다.

 강릉 현덕사에서 매년 동식물 천도재를 봉행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올해로 여섯 해째 맞이한 천도재에는 지역주민뿐 아니라 멀리 서울과 부산, 광주에서도 동참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찾아왔다. 작은 벌레 한 마리도 죽이지 말라는 부처님 가르침을 실천하려는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여 억울하게 숨져간 동물과 식물들의 극락왕생을 발원하는 날이다.

 처음에 천도재를 봉행한다는 소식이 알려졌을 때 많은 사람들에게서 “스님 이상한 천도재를 무엇 때문에 지내는지요?”라는 질문을 받았다. 천도재를 계기로 모든 유정(有情) 무정(無情)의 존재가 모두 부처님이라는 사실을 각인했으면 한다.

 불교에서는 어느 생명이든 고통 받는 것을 천도해주면 나의 마음도 평화롭고 가정도 화목해진다고 한다. 동식물 천도재를 통해 나와 가정도 맑아지고 사회와 국가 나아가 지구촌에 생명존중의 아름다운 정신이 확산되었으면 한다. 세상의 모든 존재는 서로에게 의지해 있음을 알아야 한다. 부처님은 이를 연기(緣起)라고 했다.

 현종<강릉 현덕사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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