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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민일보에 실린 현종스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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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2009년 02월 17일 (16:10)조회수조회수 : 609


[두레박] 생명과 자연에 겸손하길…






현 종 강릉 현덕사 주지


 악몽이다. 지난 14∼15일 전국에 떨어진 '물폭탄'으로 인해 순식간에 강원도 곳곳에 산이 무너지고 길이 끊겼다. 물이 넘치고, 흙더미가 마을을 덮쳤다. 사상 최악의 물난리를 겪은 지 몇 해가 됐다고 또 다시 이 같은 엄청난 일이 일어났는지 망연자실할 뿐이다.
 이번 수해로 생명을 잃은 이와 생사조차 파악되지 않은 생명, 그리고 재산피해가 적지 않다는 소식도 들린다. 안타까운 일이다. TV와 신문에서는 시시각각 전하는 피해상황과 복구소식이 전쟁터를 방불케한다.
 예부터 강원도는 살기 좋은 고장이었다. 백두대간을 중심으로 아름다운 산과 강, 그리고 밭과 논이 있는 땅이었다. 그뿐인가. 세상에서 동해처럼 맑고 아름다운 바다가 또 어디 있을까.
 그런데 얼마 전부터 아름다운 강원도에 수재(水災)와 화재(火災)가 잇달아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여름이면 물, 겨울이면 눈, 봄·가을에는 불 때문에 홍역을 치르는 일이 다반사가 되고 말았다.
 왜 이 같은 처지가 됐는지 돌아볼 일이다. 평일에는 서울에 있는 조계종 총무원에서 소임을 보고, 주말에는 강릉에 있는 현덕사까지 오갈 때 이용하는 영동고속도로를 보면서 '너무 심하다'는 생각을 한다.
 굽은 길을 펴고, 좁은 길을 넓히다 보니 산허리를 잘라 내거나, 심지어는 산을 관통하는 굴을 뚫어야 했다. 우리와 함께 이 땅에서 살아가야할 이웃인 동식물이 얼마나 많이 죽어갔을까. 또 얼마나 많은 돌과 흙이 본래 있던 땅을 떠나야 했을까. 그들의 희생 덕분에 예전에 아흔아홉고개인지 세어보며 넘었던 대관령을 이제는 터널이 몇 개인지를 손꼽으며 지나는 길이 되고 말았다.
 세상은 나 혼자 살수 없다. 사람뿐 아니라 모든 생명과 더불어 살아야 하는 것이다. 현덕사 대웅전 앞 개울가에 서있는 개복숭아 나무도 예쁘고 고운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수많은 존재와 더불어 살은 인연이 있다. 적당한 물, 따스한 햇볕, 씨앗을 여물게 한 달빛과 별빛, 바람, 밤이슬, 그리고 산새들의 노래 소리…. 이 가운데 하나라도 없으면 개복숭아는 예쁘고 고운 열매를 탄생시키지 못했을 것이다.
 세상 인연 또한 마찬가지이다. 인간만이 살 수 있는 세상이 아님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그물처럼 가로와 세로로 서로 연결되어 있는 것이 삼라만상의 참모습이다. 상대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자세를 갖지 못하고, 남을 해치고 무시한다면 그 인연의 과보(果報)는 본인이 감당해야 하는 것이다.
 산허리를 자르고, 굴을 뚫고 생명을 해치는 일이 계속된다면 우리들의 삶도 자유스러울 수는 없다. 물론 불가피하게 자연을 훼손할 수 밖에 없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같은 일을 최소화하는 삶을 사는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자연에 대해 미안할 줄 알고, 겸손할 줄 아는 사람이 많아진다면 우리가 사는 세상은 좀 더 아름다워질 것이다.
 우리들의 삶은 관계 속에서 이뤄진다. 흔히 말하는 인연의 끈에 이끌려 살아가는 것이다. 몇 년간 계속해서 강원도에 닥치고 있는 악몽의 원인을 잘 살피고 규명하여 다시는 그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아야 한다.
 인간이 자연을 존중하고 배려할 때, 자연 또한 인간을 아껴주고 사랑할 것이다.
 이번 재난으로 인해 생명을 잃은 분들의 극락왕생을 발원하고, 하루빨리 복구 작업이 이뤄져 생활의 본래자리로 돌아가길 발원한다. 또한 정말 어려운 처지에 놓인 이재민들이 역경을 훌훌 털고 일어나도록 많은 분들의 따뜻한 손길이 이어지길 기원한다.


기사입력일 : 2006-07-20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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