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월산 이야기

게시물열람
제목

또 한명의 지도자를 잃고(불교신문 수미산정 기고)

작성자현덕사
등록일2009년 08월 27일 (11:04)조회수조회수 : 3,030
현종스님 / 논설위원 · 강릉 불교환경연대 대표


또 한 명의 지도자를 잃었다. 지난 18일 김대중 전 대통령이 투병 끝에 서거하고 말았다. 향년 85세. 평생 민주주의 실현과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해 노력한 김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은 마음을 무겁게 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우리 곁을 떠난 지 불과 석 달 만에 들려온 전직 대통령 서거라는 비보(悲報)는 국민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순탄하지 않았던 인생역정은 국민과 불자들에게 비통한 심경과 함께 제행무상의 부처님 가르침을 돌아보게 한다.

석달만에 들려온 슬픈 소식

일제강점기에 태어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일생은 대한민국과 역사를 같이하며 격동의 세월을 견뎌왔다. 세계의 그 어느 나라도 견주질 못할 만큼 험난한 가시밭길을 대한민국은 걸어왔으며, 김 전 대통령 또한 형극(荊棘)의 삶을 살았다. 우리는 해방 후 극심한 좌우대립과 동족상잔의 아픔을 겪었다.

두 차례의 군사쿠데타가 역사를 되돌리기도 했다. 하지만 절망하지 않았다. 전쟁으로 폐허가 된 나라를 재건하고, 외국 원조를 받던 후진국에서 이제는 명실상부한 선진국의 반열에 들어섰다. 한때는 구제 금융을 지원받는 나라에서 이제는 세계 경제 대국으로 대한민국은 우뚝 선 것이다. 민주주의도 뿌리를 내리고 우리 손으로 대통령을 선출하는 단계에 올라섰다.

4.19 혁명과 5.18 광주민중항쟁, 6.10 민주화 운동을 거치며 젊은이들이 민주주의 제단에 몸을 바친 결과다. 빈털터리가 된 국가 경제를 일으켜 세우려고 국민들이 땀을 흘렸기에 ‘지금의 대한민국’이 가능했던 것이다. 김 전 대통령은 격동의 세월을 거치며 늘 민초(民草)들과 고락(苦樂)을 같이했다. 그렇기에 그의 서거는 더욱 마음이 아픈 것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는 대한민국 61년을 정리하고, 새로운 61년을 준비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고인의 평소 뜻대로 우리 사회의 갈등과 대립을 종식하고, 화합과 배려의 문화가 뿌리내리는 전기(轉機)로 삼아야 할 책임이 우리에게 있기 때문이다. 생과 사는 그 어떤 존재도 어길 수 없는 숙명이며 필연이다.

나고 죽는 경계가 따로 없다는 부처님 가르침은 권력을 가졌거나, 부(富)를 지녔어도 죽음을 거부할 수 없음을 알게 해준다. 부처님 가르침은 삶과 죽음에 집착하지 말고 ‘지금 이 자리’에서 충실할 때 현재와 미래가 정토(淨土)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노무현.김대중 두 전직 대통령의 서거는 생명 있는 존재는 언젠가는 세상과 이별할 수밖에 없음을 확인해 준다.

평생 민주주의 실현에 노력

우리들은 제행무상(諸行無常)의 부처님 가르침을 다시 한 번 마음에 새겨야 할 것이다. 생존해 있는 전직 대통령과 현 대통령도 무상한 세상의 진리를 마음에 새겨, 대한민국의 진정한 발전을 위해 노력해 주길 기대해 본다. 권력은 영원한 것이 아니며, 가져갈 수 있는 것도 아니라는 사실을 마음 깊이 아로 새겨야 할 것이다.

아무리 애도를 표한다 해도 어찌 남편을 잃고 아버지를 떠나보내야 하는 유족들의 아픈 마음을 위로할 수 있겠는가. 그러나 평생 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온몸을 던졌던 김대중 전 대통령의 극락왕생을 발원하고, 유가족들이 용기를 잃지 말기를 기원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시여, 이제는 편안히 쉬소서.

[불교신문 2552호/ 8월26일자]
코멘트현황
카타리나
카타리나 | 09/08/27 14:31
김대중 전 대통령님의 극락왕생 기원드리오며 영 부인의 아름다운 사랑은 이시대 부부들의 등대 이시네요.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09/08/27 14:31
코멘트작성
※ 삭제나 수정시에 사용할 비밀번호를 입력하세요.
게시물처리 버튼
새글 작성하기 ▲ 다음글 보기 ▼ 이전글 보기 목록보기
게시판검색
자유게시판
순번제목작성자작성일조회수
759 <암환자를 위한 산사에서의 명상과 집단상담> 프로그램 안내
정준식 / 09-10-02 (금) / 조회 : 3,441
정준식09-10-02 12:043,441
758 가을의 정취를 만끽하는 현덕사 템플스테이
현덕사 / 09-09-29 (화) / 조회 : 3,347
현덕사09-09-29 10:133,347
757 가을 정취를 만끽하는 현덕사 템플스테이
현덕사 / 09-09-29 (화) / 조회 : 3,305
현덕사09-09-29 10:123,305
756 비가 오네요.
길상 / 09-09-23 (수) / 조회 : 3,228
길상09-09-23 07:093,228
755 가을입니다.[2]
현종 / 09-09-19 (토) / 조회 : 3,240
2
현종09-09-19 14:333,240
754 4대강 운하개발 사업저지 불교계 천막정진(현덕사 참여)
현덕사 / 09-09-08 (화) / 조회 : 3,392
현덕사09-09-08 10:343,392
753 제 10주년 현덕사 개산법회 및 동식물 천도제
현덕사 / 09-09-02 (수) / 조회 : 3,479
현덕사09-09-02 16:093,479
752 여기는 벗꽃이 피는 봄입니다.
길상 / 09-09-02 (수) / 조회 : 3,155
길상09-09-02 15:123,155
또 한명의 지도자를 잃고(불교신문 수미산정 기고)[1]
현덕사 / 09-08-27 (목) / 조회 : 3,031
1
현덕사09-08-27 11:043,031
750 스님 안녕하세요.
길상 / 09-08-18 (화) / 조회 : 2,952
길상09-08-18 09:172,952
749 스님 물어볼게잇어요[1]
/ 09-08-17 (월) / 조회 : 2
1
09-08-17 23:262
748 녹색저널 창간 축사[1]
/ 09-08-17 (월) / 조회 : 2,930
1
09-08-17 13:082,930
747 현종 스님과 함께한 템플 스테이의 흔적
/ 09-08-16 (일) / 조회 : 3,192
09-08-16 22:283,192
746 스님의 말씀이 그리워요~
/ 09-08-16 (일) / 조회 : 2,995
09-08-16 21:302,995
745 스님 ... 절이 벌써 그리워요...^^
이은영 / 09-08-15 (토) / 조회 : 3,063
이은영09-08-15 10:133,063
744 [뉴스천지] 우리 민족은 제일 먼저 하늘에 제사 지내던 민족
박승현 / 09-08-13 (목) / 조회 : 2,973
박승현09-08-13 15:372,973
743 “자비명상 지도자” 모집
만일사 / 09-08-13 (목) / 조회 : 3,252
만일사09-08-13 08:363,252
742 처음 인사 드립니다[2]
/ 09-08-11 (화) / 조회 : 2,981
2
09-08-11 19:372,981
741 수원에사는 서동환이 입니다 스님 잘계시지요ㅎ[1]
/ 09-08-11 (화) / 조회 : 2,973
1
09-08-11 15:202,973
740 제 10회 현덕사 어린이 여름 불교 학교를 마치며[1]
/ 09-08-06 (목) / 조회 : 3,282
1
09-08-06 15:353,282
게시판 페이지 리스트
새글 작성하기
계좌안내 : [농협] 333027-51-050151 (예금주 : 현덕사)
주소 : (25400) 강원도 강릉시 연곡면 싸리골길 170 (삼산리, 현덕사) / 전화 : 033-661-5878 / 팩스 : 033-662-1080
Copyright ©Hyundeoksa. All Rights Reserved. Powerd By Denobiz Cor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