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월산 이야기

게시물열람
제목

불교신문 - [천수천안] 어버이 마음, 부처님 마음

작성자현덕사
등록일2022년 05월 05일 (10:57)조회수조회수 : 872

‘어버이 마음 부처님 마음’. 현덕사 경내에 부처님오신날 봉축 현수막으로 걸린 글귀다. 오월은 우리 불교계 최고의 명절인 ‘부처님오신날’이 있는 달이다. 전국 사찰에서는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부처님의 대자대비한 자비사상이 온 누리에 전해지고, 모두가 행복한 세상이 되길 염원한다.

오월은 ‘가정의달’이기도 하다. 올해는 5월8일 어버이날이 부처님오신날과 같은 날이다. 부처님은 이 세상 모든 중생들의 어버이시다. 그리고 어머니는 부처님 같은 대자비심으로 낳아 길러 주신 육신의 부모님이시다.

해마다 오월이 되면 돌아가신 아버지보다 어머니가 생각나고 그리울 때가 종종 있다. 마가스님의 극진한 효도행을 보면서, 나 자신이 참으로 부끄럽고 어리석어 화가 나기도 한다. 그런 스님이 한없이 부럽고 존경스럽다. 어머니가 살아 계실 때는 그 큰 은혜를 모르고 살았다. 출가하기 전에도 불효만 했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효도다운 효도를 하나도 한 게 없다. 오직 근심 걱정만 끼쳐 드렸다.

어머니와 현덕사에서 몇 달 같이 산 적이 있다. 잠깐 살면서도 조그만 일에 화내고 차에 태우기를 몇 번이나 했다. 집에 가시라고. 어머니의 이상행동을 이해하기보다 못마땅하게 여겼다. 지금 생각해 보면 초기 치매 증상이었는데, 못난 아들은 그것도 모르고 화만 냈었다. 세상의 어머니가 다 그러시겠지만 우리 어머니는 유독 아들밖에 모르고 사셨다. 언제나 늘 자식이 먼저고 자신은 뒤였다. 뭘 먹어도 아들이 먼저였다.

도량 주변에 산딸기가 많다. 조금 있으면 산딸기가 빨갛게 익을 것이다. 그때가 되면 돌아가신 어머니가 생각나고 더 그리워질 것만 같다. 어머니는 열린 산딸기를 따서 좋은 것만 소복이 담아서 내 방에 갖다 놓곤 했기 때문이다. 산딸기 철이 끝날 때까지 가시에 찔리면서도 아들에게 좋은 것 먹인다는 생각뿐으로 그러셨으리라. 그런 어머니를 그때는 왜 소중하고 고마운 줄 몰랐는지 후회막급이다.

내 나이 이쯤 되고 보니 부모님 생전에 잘해 드리지 못한 불효가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지금 살아 계신다면 날마다 업어드릴 것 같다. 또 맛있는 음식을 해드리고 한 치도 마음 상하지 않게 해드릴 것이다. 그런데 잘해 드리려고 해도 지금은 이 세상에 계시지 않으니, 그저 먼 하늘만 쳐다볼 뿐이다. 효는 모든 공덕의 근본이다.

[불교신문 제3715호/2022년 5월8일자]

출처 : 불교신문 

코멘트현황
코멘트작성
※ 삭제나 수정시에 사용할 비밀번호를 입력하세요.
게시물처리 버튼
새글 작성하기 ▲ 다음글 보기 ▼ 이전글 보기 목록보기
게시판검색
자유게시판
순번제목작성자작성일조회수
1639 주지스님, 불교신문 논설위원 위촉
현덕사 / 23-02-13 (월) / 조회 : 529
현덕사23-02-13 20:46529
1638 사라지는 우리 설날의 풍속
현종 / 23-02-07 (화) / 조회 : 483
현종23-02-07 14:42483
1637 템플스테이, 그 인연
현덕사 / 22-12-21 (수) / 조회 : 621
현덕사22-12-21 12:02621
1636 좋은 일은 지금 바로하자
현종 / 22-12-20 (화) / 조회 : 593
현종22-12-20 08:03593
1635 내것이 소중하면 남의것도 소중하다
현종 / 22-12-20 (화) / 조회 : 540
현종22-12-20 07:54540
1634 템플스테이 그 인연
현종 / 22-12-20 (화) / 조회 : 521
현종22-12-20 07:47521
1633 만월산 현덕사를 지키는 현덕, 흰둥이 [동물극장 단짝] | KBS 221112 방송
현덕사 / 22-12-04 (일) / 조회 : 564
현덕사22-12-04 21:33564
1632 기찻길 풍경
현종 / 22-10-27 (목) / 조회 : 745
현종22-10-27 15:20745
1631 마른 하늘에 날벼락.
현종 / 22-10-27 (목) / 조회 : 630
현종22-10-27 13:53630
1630 잡초와의 전쟁
현종 / 22-09-06 (화) / 조회 : 690
현종22-09-06 13:12690
1629 불편해도 견디는것 하나쯤
현종 / 22-06-28 (화) / 조회 : 818
현종22-06-28 15:33818
1628 그리움 (템플스테이 후기)[1]
강릉 / 22-06-01 (수) / 조회 : 973
1
강릉22-06-01 17:56973
1627 [현종스님 칼럼] 당신이 부처입니다.
현덕사 / 22-05-18 (수) / 조회 : 959
현덕사22-05-18 12:54959
1626 [김수아 기자가 간다] 힐링하러 사찰로! 템플스테이!
현덕사 / 22-05-16 (월) / 조회 : 837
현덕사22-05-16 09:51837
불교신문 - [천수천안] 어버이 마음, 부처님 마음
현덕사 / 22-05-05 (목) / 조회 : 873
현덕사22-05-05 10:57873
1624 “종교 갖지 말라”는 스님 말씀…그래도 현덕사에 다시 올 이유
조용석 / 21-12-22 (수) / 조회 : 1,435
조용석21-12-22 19:091,435
1623 템플스테이 솔직후기
현덕사 / 21-07-13 (화) / 조회 : 1,810
현덕사21-07-13 09:301,810
1622 현덕사 템플스테이를 마치며
현덕사 / 21-06-29 (화) / 조회 : 1,253
현덕사21-06-29 07:161,253
1621 즐거웠던 템플스테이^^
김서진 / 21-06-22 (화) / 조회 : 1,194
김서진21-06-22 10:591,194
1620 너무너무좋았어요^^
김민서 / 21-06-22 (화) / 조회 : 1,175
김민서21-06-22 10:591,175
게시판 페이지 리스트
새글 작성하기
계좌안내 : [농협] 333027-51-050151 (예금주 : 현덕사)
주소 : (25400) 강원도 강릉시 연곡면 싸리골길 170 (삼산리, 현덕사) / 전화 : 033-661-5878 / 팩스 : 033-662-1080
Copyright ©Hyundeoksa. All Rights Reserved. Powerd By Denobiz Cor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