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불편해도 견디는것 하나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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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현종 | ||
등록일 | 2022년 06월 28일 (15:33) | 조회수 | 조회수 : 1,215 |
불편해도 견디는 것 하나쯤 오늘은 꼭 잔칫집 같다. 지난 주말 현덕사 공양간에서 나온 말이다. 춘천 소재 사찰에서 53문사수 순례단이 관광버스로 온 날이었다. 모인 사람들은 오랜만에 예전 대가족 시대 추억을 이야기했다. 비좁은 방이지만 옹기종기 앉아 한입이라도 더 먹으려던 그때가 좋았고 그립다고. 초여름날 사찰 공양간에는 별 반찬이 없다. 오이냉국에 사찰텃밭에서 키운 상추가 전부다. 그렇지만 분위기 탓인지 즐거운 마음으로 배불리 공양을 하였다. 지금 현대인들은 대부분 입식생활을 한다. 가정에서도 입식 의자에 앉아 밥이나 차를 먹고 마신다. 심지어 음식점도 그렇다. 몇 년 전 평창 동계올림픽 때 국가에서 비용을 지불해 주어서인지 이제는 방바닥에 놓인 상에서 빙 둘러 앉아서 먹는 음식점은 찾아보기 어렵다. 한곳도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모든 게 편리하게 생활양식이 바뀌고 있다. 좌식에서 입식으로. 현덕사는 전부 전통방식 건축물이다. 지금 다시 짓는다면, 현대식 건축물로 짓고 싶은 마음도 약간 있다. 그래야만 땅이나 건축물을 훨씬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도 몇몇 신도들이 좌식인 공양실을 자꾸 입식으로 바꾸자고 한다. 고민이다. 이제 대부분 사찰에서도 입식으로 의자에 앉아 공양을 하고 있다. 그런 절에 가서 공양을 하면 때론 편리하고 편안하단 느낌이 들기도 했다. 그렇지만 어딘가 모르게 어색함을 지울 수 없었다. 그래서 우리 현덕사 공양간만이라도 예전처럼 방바닥에 앉아서 공양하는 좌식을 고집하고 싶다. 오늘 점심 공양 후였다. 오랜만에 만난 불자들이 모여 상 아래로 다리를 펴거나 벽에 기대어 앉아, 편안하게 차나 커피를 마시며 담소하는 모습을 보았다. 참으로 보기 좋은 그림이었다. 예전처럼 옹기종기 모여, 소박하지만 정을 나누며 살던 때를 떠오르게 했다. 그 모습을 보며, 누가 뭐라고 하든지 좌식 공양실을 꼭 지켜야겠다고 다짐했다. 편리함을 추구하는 게 나쁘다는 말이 아니다. 오로지 그것만을 따라 사는 것을 경계하고 싶은 것이다. 편리한 것만을 따라 살면, 불편한 것을 견디지 못하게 되기 때문이다. 현덕사는 템플스테이를 운영하는 사찰이다. 그래서인지 전국 각처에서 사찰 체험을 하러 온다. 요즘은 이삼십 대 젊은 청년들이 많이 온다. 현덕사는 생활 대부분이 옛날식이다. 공양도 다과도 방바닥에 양반다리로 앉아 먹는다. 특히 새벽 예불 시간에 자기를 챙기고 되돌아보는 참선을 한다. 그때 좌선을 시키면 잘하는 사람들이 간혹 있다. 그런데 대부분 청년들은 결가부좌를 못한다. 생활양식이 입식인 의자 생활을 하기 때문인 것 같다. 하루에 한 번도 바닥에 앉아 볼 기회가 없을 것이다. 잠도 침대에서 자고, 용변도 양변기에서 본다. 밥도 의자에 앉아 먹고, 공부나 업무도 의자에 앉아 한다. 한 번도 바닥에 앉아 볼 기회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서양 사람들처럼 양반다리를 못한다. 결가부좌를 못하면 반가부좌를 시킨다. 양 무릎이 바닥에 닿아야 하는데 그게 안 된다. 그리고 무척이나 힘들어 하였다. 물론 좌식 생활은 불편한 점이 많다. 관절 건강에도 좋지 않다고 한다. 하지만 몸과 마음을 수양하는 사찰에서조차 편리함만 따라가는 게 옳을까싶다. 불편한 것을 참고 견디는 것 하나쯤 있어야 경계가 되지 않을까. 사찰 뿐 아니라 속세의 삶도 마찬가지다. 강릉 현덕사 현종 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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