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좋은 일은 지금 바로하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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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현종 | ||
등록일 | 2022년 12월 20일 (08:03) | 조회수 | 조회수 : 982 |
중부일보 [현종칼럼] 좋은 일은 지금 바로 하자 새 달력을 바꿔 건 지 어제 같은데, 한 장 한 장 넘긴 게 12월 하순으로 달려간다. 며칠만 지나면 밤이 제일 길다는 동짓날이다. 실질적으로 동지는 해가 바뀌는 시점이다. 동지를 기준으로 해가 노루꼬리만큼 길어진다고 옛사람들이 말했다. 하루해는 이렇게 마디게 길어지고 짧아지지만 세월의 속도는 폭포수만큼 빠르고 허무하다. 저 달력 뒤에는 내년 달력이 언제든지 뛰어나와 달릴 자세로 기다리고 있다. 나왔다하면 쏜살같이 달려 나의 얼굴에 주름을 새기고, 눈 깜짝할 사이에 내년의 오늘을 마주 하고 있을 것이다. 누구나 과거를 뒤돌아보면 아쉬움이 남는다. 지난 한해를 돌이켜 보니 만족한 흡족함보다 불만족스러움이 더 많다. 이것도 아쉽고 저것도 후회가 된다. 내게 인생이란 후회의 연속인가 보다. 후회를 하고 뉘우침이 있어야만 앞으로는 나아질 것이다. 지난해는 외국이나 우리나라나 참으로 힘들고 어려움이 많은 한 해인 듯하다. 코로나19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이 고통 속에 살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더 혹독한 겨울을 살고 있다. 세상에는 별별 일이 다 있다지만 서민들의 난방용으로 쓰는 등유가격이 휘발유 가격하고 같은 것을 보았을 때, 세상이 미쳤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경유 값이 휘발유 값보다 훨씬 비싼 것은 그래도 참을 만했는데. 등유 값이 훨씬 적을 때도 돈 아낀다고 냉골에서 사는 사람들을 보았다. 지금 같으면 기름 냄새도 못 맡지 않을까. 이게 다 코로나19의 영향이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전쟁 때문이다. 주위를 살펴보면 이렇게 사는 사람들이 많다는 게 문제이다. 며칠 전에 강릉 중앙시장 길을 차로 지나갔다. 해마다 12월이면 보이고 들리는 것이 자선냄비와 적선을 구하는 땡그랑 땡그랑 요령소리이다. 시장 통이라 차가 밀려 한참이나 보고 들었다. 그런데 지나는 사람도 별로 없고 자선냄비에 성금을 넣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자선냄비가 끝나기 전에 일부러라도 가서 작은 성의라도 표해야겠다. 예전 같으면 연말을 맞아 선물을 주고받으며, 기쁘고 행복한 표정의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었다. 사찰은 지금 동지 준비로 한창 바쁘다. 현덕사에서도 팥죽을 얼마만큼 쑤어야 할지 의견이 분분하다. 작년만큼 하자는 사람이 있고, 조금 더 많이 해서 주위에 나눠 먹자는 사람도 있다. 해마다 팥죽을 많이 해서 동네 할머니들과 팥죽을 집에서 못 끓인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고 있다. 동지섣달 엄동설한에 따뜻한 팥죽의 온기와 붉은 기운으로 삿된 액운도 쫓아내고 힘차게 새로운 새해를 맞이하기 위해서이다. 모든 게 다 때가 있다. 그 때가 언제가 제일 좋은 때인가 하면 바로 지금이다. 좋은 일도 지금 하는 게 제일이고, 나누고 베풀고 적선을 하는 것도, 지금 하는 게 제일 좋다. 그 때 중앙시장을 지날 때, 차에서 잠깐이라도 내려서 성금을 넣고 왔더라면, 언제 꼭 가야지하는 고민은 하지 않아도 될 텐데. 공부도 지금 하는 게 좋고 운동도 지금 바로 해야 좋다. 누군가에게 음식을 대접해도 지금 하는 게 좋다. 왜냐하면 나이가 들면 입맛도 달라지고 변하기 때문이다. 뭐든지 지금 바로 하는 게 좋은 것이다. 나쁜 짓이나 남을 해코지하는 일은 뒤로 미루거나, 아예 안 하는 게 더 좋은 것이다. 누구나 들뜨기 좋은 연말이다. 주위를 살펴보면 햇빛이 들지 않은 음지가 분명 존재한다. 이렇게 추운 겨울에도 난방을 못해 추위에 떨고 있는 이웃들이 있을 것이다. 가난은 나라도 구제 못한다는 말이 있다. 그렇다고 손 놓고 바라보고만 있을 수 없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찾아보자. 부처님 말씀에 네가 있어 내가 있다고 했다. 너의 불행이 나의 불행이고 너의 행복이 나의 행복이라고 했다. 너와 나는 둘이 아니고 하나임을 깨달아 세상 모든 인류의 행복을 위해 참 마음을 다해 기도하자. 현종 강릉 현덕사 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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