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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반 스님의 집들이

작성자현종
등록일2025년 11월 29일 (07:47)조회수조회수 : 81
도반 스님의 집들이

월정사는 스님들의 숙원인노후 보낼 집을 건립했다교구의 노스님들이편하게 여생 지낼 처소를​​​​​​​큰돈 들여 세운 것이다.


가까이 지내던 도반이 새집으로 이사를 했다. 크게 축하할 일이다. 그래서 무엇을 사 갈까 고민하다가 집들이 가서 직접 보고 꼭 필요한 게 있으면 해줘야지 생각하고 도반의 집으로 향했다. 가을이 한창이던 때라 단풍이 곱게 물든 진고개를 넘어 오대성산문을 지나 월정사 초입의 스님 처소 주차장에 도착했다. 오후의 가을 햇살을 따스하게 받는 단아한 4층 건물 앞에 주차를 했다. 똑같은 건물이 두 동인지라 어디에 있지 하고 있는데, 이심전심으로 통했는지 2층에서 큰 창문을 열고 도반이 햇살만큼이나 밝은 얼굴로 손을 흔들며 불렀다.산사의 스님들 처소에 엘리베이터가 있는 게 신기해서 2층이지만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니 도반은 문을 활짝 열어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도반 스님은 출가 이후 계속 화두만 들고 선객으로만 살아서인지 거실도 방도 단출하고 정갈했다. ‘선물로 무엇을 해 줄까?’ 둘러 봤는데 생활에 필요한 것들이 완벽하게 갖춰져 있었다.그래도 무엇이 필요한지 물어보니 아무것도 필요가 없단다. 맛있게 우려낸 차를 마시며 이렇게 좋은 처소로 오기까지의 얘기를 들었다. 스님은 일생을 철 따라 선방만 다녔다. 모르긴 해도 노후의 거처 문제로 많은 고민을 했을 것이다. 그런데 월정사 교구장 스님의 배려로 그 고민이 일시에 해결된 것이다.뒤로멈춤앞으로월정사 주지 정념스님은 교구 내 많은 스님의 숙원인 노후를 보낼 집을 투룸 형식으로 건립했다. 교구의 노스님들이 편하게 여생을 지낼 처소를 큰돈을 들여 세운 것이다. 다른 교구에서도 한다는 얘기는 많이 있었는데, 제4교구 월정사가 반듯하게 잘 지어 입주한 것으로 알고 있다. 전국의 교구가 이런 시설을 한곳씩 만든다면 스님들이 노후 걱정을 하지 않고 오직 정진만 할 수 있을 것이다. 종단 차원에서 각 권역별로 한곳씩 지어서 문중을 떠나 조계종 스님이라면 누구나 살게 한다면 더없이 좋을 것이다. 각자의 근기에 따라 포교하고, 사회복지하고, 경율론을 공부하고, 상근기인 스님들은 참선해서 큰스님이 된다면 종단의 위상이 엄청나게 높아질 것은 자명하다.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하다 보면 각 분야의 최고 전문가가 되어 누구에게나 존경받고 살 수 있다. 현대를 ‘탈종교 시대’라고 한다. 그래서 종교인이 줄어들고 있다. 불교는 확연히 표가 나게 줄고 있는 것을 현실로 느끼고 있다. 각 분야에서 잘 사는 스님들을 보면 사람들은 신심이 절로 나서 제 발로 부처님 전을 찾게 될 것이다. 우리가 잘 살아가는 모습이 진정한 포교이다.그렇지만 우리는 한 가지만 열심히 잘하면서 살아가기 어렵다. 노후에 살 작은 토굴이라도 하나 장만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려면 돈이 필요하다. 그것도 많은 돈이 들어간다. 그러니 돈 앞에 당당하지 못해 초라해지고, 출가할 때의 기백은 온데간데가 없고, 이리저리 기웃거리는 노승으로 살 수도 있다. 늙어서도 당당하게 출가 때의 대장부로 살 수 있도록 종단이 더욱 적극 나서 의식주를 해결해 준다면 부처님 법을 전하는 전법은 저절로 될 것이다.현덕사 주지 현종.[불교신문 3898호/2025년12월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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