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월산 이야기

게시물열람
제목

마음이 편안한 곳!

작성자
등록일2012년 08월 08일 (07:19)조회수조회수 : 3,078

올여름은 유난히 덥다. 서울기온 연 35~6도를 오르내리는데다 열대야가 며칠째 이어지고 있다. 이 폭염을 피해 영동으로 떠나자. 영동은 동풍으로 이상 저온이라 서울처럼 덥지 않단다.

83일 이른 아침 기족들과 영동행 길을 재촉한다.

 

대관령 근처에 다다르자 안개가 자욱하고, 기온이 한결 낮아진다. 오전11시쯤 강릉에 도착하게 돼 일단 경포대 위 하평진에서 수영을 즐겼다. 그늘막에서 잠시 쉬고 있는데 현종 스님이 직접 찾아 오셨다. 소박하고 소탈한 모습에 친근감이 절로 솟는다. 마중까지 오시다니 몸 둘 바를 모르겠다.

 

몇 년 전부터 현덕사를 방문하려 했으나 나의 여름휴가와 현덕사의 학생템플스테이 일정이 겹쳐 뜻을 이루지 못하다가 올 여름에야 현종스님의 특별배려로 소원을 이루게 됐다.

절은 강릉에서 소금강 쪽 만월산 중턱에 자리한다. 소 도로를 꼬불꼬불 한참을 오른 곳에 이런 넓은 공간이 있다니 놀랍다. 문외한인 내가 봐도 이른바 명당이다. 절 옆 계곡에는 맑은 물이 청아한 소리를 내며 흐른다.

대웅전 앞 넓은 마당 좌에는 요사체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다. 이 요사체가 완성되면 숙소난이 해결 된단다. 숙소가 부족해 주지스님이 자신의 거실을 특별히 제공하는 친절까지 베푸셨다.

 

올림픽 중계방송으로 새벽 2시에 잠들었다가 새벽 5시 목탁소리에 잠을 깼다. 공기가 맑아서인지 잠을 잠시만 잤는데도 머리는 맑다.

 

7시부터 시작된 아침 공양 때는 밥을 두 번이나 먹었다. 운동량이 많은데다, 절 음식이 입맛에 맡기 때문이리라.

 

8시에는 현종스님 거실에서 스님이 직접 내린 커피와 차를 대접 받고, 불교와 인생에 대한 강론을 들었다.

 

오후에는 요트를 타기 위해 강릉항으로 갔다. 예상과는 달리 강릉 주변의 교통 소통은 원활했다. 일행이 요트에 오르자 선장의 지시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출항을 준비한다. 로프를 풀고, 배를 밀고, 로프를 묶고 하는 일들이 모두 협업으로 이뤄져야 효과적이란다. 선장은 우리가 탄 드레이크(?)호의 내력과 제원을 설명하고, 요트에 관한 모든 것을 자신의 글로벌한 경험을 곁들여 재미있게 설명한다. 박수가 터진다.

 

현종 스님은 요트 타기의 장점, 변화무상한 바다의 생리 등을 우리 인생살이와 곁들여 열정적으로 강론하신다.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스님은 요트가 출항할 때부터 항해가 끝나고 정박할 때까지 몸소 로프를 풀고, 감고, 돛을 올리고, 키를 잡고 하는 일에 적극 참여하시는 모범을 보이신다.

 

마지막 날 아침 식사 후 길 막히는 시간을 피해 서둘러 절을 나선다. 주지 스님은 스님 숙소에서 한참이나 떨어진 주차한 곳까지 내려오셔 우리 일행을 전송하신다.

 

절에서 자기는 처음이다. 오기 전에는 절이라 너무 엄격하고, 딱딱해서 불편할 줄 알았는데

현종스님 이하 절에 계시는 모든 분들의 마음에서 우러나온 환대로 집에서 지내는 것처럼 편안했다.

 

가까운 시일 내에 현덕사를 다시 찾는 기쁨이 있기를 기대한다.

    2012. 08. 08

           jodoban(bhcho25@naver.com)

코멘트현황
현종
현종 | 12/08/09 21:35
거사님이 오시면 참 잘해 드리고 싶었는데, 그저 마음 뿐이였습니다.
언젠가 한번 더 오세요. 그때는 방사도 불편없이 해드리겠습니다.
보내 주신 선물은 잘 받았습니다.
아껴가며 잘 먹겠습니다.
소금처럼 썩지않고 변치 않는,
세상의 소금이 되도록 노력하겟습니다.
고맙습니다. 현종합장.
12/08/09 21:35
코멘트작성
※ 삭제나 수정시에 사용할 비밀번호를 입력하세요.
게시물처리 버튼
새글 작성하기 ▲ 다음글 보기 ▼ 이전글 보기 목록보기
게시판검색
자유게시판
순번제목작성자작성일조회수
1281 서울지검의 즐거운 커피 만들기
현덕사 / 12-11-03 (토) / 조회 : 2,951
현덕사12-11-03 14:372,951
1280 템플스테이~[1]
안녕하세요 / 12-11-01 (목) / 조회 : 2,953
1
안녕하세요12-11-01 21:372,953
1279 蔘千拜(삼천배)[1]
현덕사 / 12-10-29 (월) / 조회 : 3,247
1
현덕사12-10-29 08:123,247
1278 당신을 위해 이 글을 바칩니다
들꽃향기 / 12-10-28 (일) / 조회 : 2,920
들꽃향기12-10-28 16:042,920
1277 스님이 커피 볶고...커피향 가득한 강원도 山寺
현덕사 / 12-10-28 (일) / 조회 : 4,790
현덕사12-10-28 09:374,790
1276 현덕사/연합뉴스/원두커피 볶는 스님과 신도들
현덕사 / 12-10-25 (목) / 조회 : 3,536
현덕사12-10-25 19:023,536
1275 현덕사 연합뉴스/ 오늘은 내가 바리스타 "커피 볶는 스님"
현덕사 / 12-10-25 (목) / 조회 : 3,457
현덕사12-10-25 18:473,457
1274 산사의향기 -커피향 2탄[1]
정솔뫼 / 12-10-24 (수) / 조회 : 3,104
1
정솔뫼12-10-24 22:563,104
1273 도량가득법의향기-커피향
정솔뫼 / 12-10-24 (수) / 조회 : 2,917
정솔뫼12-10-24 22:212,917
1272 아하~ 템플스테이였어~!![1]
윤미자 / 12-10-21 (일) / 조회 : 3,582
1
윤미자12-10-21 16:313,582
1271 다시 찾은 돈황
현종 / 12-10-15 (월) / 조회 : 3,054
현종12-10-15 22:033,054
1270 언제나 제자리에...
이은영 / 12-10-15 (월) / 조회 : 2,957
이은영12-10-15 15:172,957
1269 알차면서도 여유로웠던..[1]
김형선 / 12-10-14 (일) / 조회 : 2,878
1
김형선12-10-14 19:442,878
1268 알차면서도 여유로웠던..[1]
김형선 / 12-10-14 (일) / 조회 : 3,001
1
김형선12-10-14 12:183,001
1267 "커피로스팅 및 커피명상" 이 한국일보에 게재되었습니다.
심옥남 / 12-10-14 (일) / 조회 : 3,161
심옥남12-10-14 09:493,161
1266 러시아의료인 체험 사찰치유식단 시연회
심옥남 / 12-10-14 (일) / 조회 : 3,247
심옥남12-10-14 06:013,247
1265 오늘은 좋은 생각하는 날
초파일신도 / 12-10-12 (금) / 조회 : 3,071
초파일신도12-10-12 11:243,071
1264 강릉커피축제 현덕사와 함께하는 요트여행..문캡틴.[2]
문상연 / 12-10-12 (금) / 조회 : 3,429
2
문상연12-10-12 04:343,429
1263 어디서나 주인이 되라
들꽃향기 / 12-10-10 (수) / 조회 : 2,970
들꽃향기12-10-10 17:112,970
1262 노력한 만큼 결과가 나타나지 않았을 때
들꽃향기 / 12-10-10 (수) / 조회 : 3,103
들꽃향기12-10-10 17:053,103
게시판 페이지 리스트
새글 작성하기
계좌안내 : [농협] 333027-51-050151 (예금주 : 현덕사)
주소 : (25400) 강원도 강릉시 연곡면 싸리골길 170 (삼산리, 현덕사) / 전화 : 033-661-5878 / 팩스 : 033-662-1080
Copyright ©Hyundeoksa. All Rights Reserved. Powerd By Denobiz Cor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