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돈의 가치를 높이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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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현종 | ||
등록일 | 2023년 12월 07일 (10:48) | 조회수 | 조회수 : 740 |
중부일보. 12월 4일자 칼럼 돈의 가치를 높이자. 세상에 돈 싫어하는 사람 없다는 말이 있다. 그것은 어쩌면 돈이 많은 것을 가능하게 해주기 때문일 것이다. 돈만 있으면 필요한 것을 살 수 있고, 가고 싶은 곳에 갈 수 있으며,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다. 물론 돈이 우리에게 절대적인 행복을 주는 것만은 아니다. 돈의 속성은 행운과 불행을 함께 가져온다. 그런데도 세상의 많은 사람들이 돈에 목숨을 걸고, 더 많은 돈을 갖고 싶어 한다. 심지어 돈의 노예가 되어 죽기 살기로 벌려드는 사람들도 많다. 이런 사람들에게는 돈이란 절대적인 것이다. 무소유를 덕양으로 삼고 사는 수행자이지만, 나 역시도 돈을 참 좋아한다. 출가 이후 절에서 살기 때문에 내게 주어진 돈은 전부 누군가가 시주를 한 돈이다. 내가 먹고살 수 있는 것은 모두 나에게 시주한 그분들이 열심히 일해서 번 돈 덕분이다. 그분들이 힘들게 일해 번 돈을 아끼고 아껴서 제반 불사에 쓰라고 보시한 것이다. 부처님을 위해 좋은 곳에 잘 쓰라고 말이다. 내가 쓰는 천 원짜리 한 장 한 장이 천금만금 같이 귀하다. 내가 직접 땀 흘려 번 돈이 아니고 불자들의 정성 어린 시주금이기 때문이다. 늘 돈의 유용한 쓰임과 진정한 가치에 대해 고민하며, 이 귀한 돈을 나를 위해 쓰기보다는 부처님을 위하고 불사를 하는 데 사용하려고 한다. 이 돈이 필요한 그 누군가를 위해 쓰려고 노력한다. 그러다 보니 깨달은 바가 있다. 돈의 진정한 가치는 우리가 뭔가를 위해 돈을 쓸 때 생긴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돈 많은 부자가 되길 바란다. 사람들은 무엇이든 가치가 있는 것은 손에 넣으려 한다. 땅도 사고, 집도 사고, 닥치는 대로 사서 모으기만 한다. 욕심 많은 부엉이처럼 모으기만 하지 쓸 줄을 모르는 어리석은 인생이 되는 것이다. 진정한 돈의 가치는 돈의 쓰임새에 있다. 부자는 자기 돈이 많은 사람이다. 아무리 금고에 현금이 많이 쌓여있다 해도, 쓰지 않고 잠만 자는 돈이면 그 돈은 죽은 것이다. 물론 돈을 아껴서 저축도 해야겠지만, 그만큼 돈을 잘 쓰는 법도 중요하다. 부처님 말씀 중에 ‘보시’(布施)라는 단어가 많이 나온다. 진정한 보시란 깨끗한 재화를 아무런 조건 없이 주는 것이다. 부처님 말씀에, 주었다는 생각도 없이 주라고 하였다. 다음에 돌려받을 것을 계산하고 준 것은 옳은 보시의 사상이 아니다. 그것은 거래다. 거래에는 항상 좋은 것과 나쁜 것이 같이 온다. 돈을 거래할 때 이득과 손해가 있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진정한 보시엔 항상 좋고 선한 일로만 가득하다. 상대방에게 바라는 것이 없으니 서운할 것도 없고, 이를 취할 것도 없으니 손해를 보는 일도 없다. 돈을 벌기는 쉬워도 잘 쓰기란 어렵다고들 한다. 우리 사회는 돈을 많이 벌어야 한다는 얘긴 많이 하면서, 어떻게 써야 하는지에 대한 가르침은 부족하다. 돈을 잘 쓰는 법도 돈 버는 법 못지않게 중요하다. 어쩌면 더 중요 할지도 모른다. 난 내가 만나는 아이들에게 적은 금액이지만 꼭 돈을 준다. 내가 어렸을 때 어른들이 주는 돈을 기쁘게 받아 본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어렸을 때 누군가에게 사랑을 받아본 경험, 계산 없는 베풂을 받아본 아이들이 커서 남에게 베풀 줄도 안다. 나누고 베푸는 것의 기쁨과 즐거움을 알아야 진정한 행복이다. 연말연시다. 평소 삶의 속도에 쫓겨 돈을 모으는 데에만 급급했더라도, 일상의 무게에 눌려 나 자신만을 생각하며 살아왔더라도, 일 년의 이 순간만큼은 진정으로 ‘내 돈’의 주인이 되어보자. 그저 죽기 살기로 벌어 돈만 쌓아 두고 사는 것이 아니라 가치 있는 일에 쓰고 좋은 곳에 쓸 수 있도록 주변을 둘러보자. 진정한 ‘내 돈’이란 누군가를 위해 아무 조건 없이 내어준 것이다. 내가 쓴 것만이 내 돈인 것이다. 그 돈으로 베푼 선행만이 선업이 행운이 되어 나에게 돌아올 것이다. 현종 강릉 현덕사 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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