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사랑초 단상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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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상불경 | ||
등록일 | 2010년 10월 14일 (00:08) | 조회수 | 조회수 : 3,604 |
빗방울 옥구슬 되어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창가에 자 색에 가까운 핑크빛에 가녀린 줄기의 나비꽃.. 한달여전 도반스님 절에 갔더니 탁자위에 마치 나비가 옹기 종기 모여 나풀 나풀 거리는 듯한 모양새의 화분이 눈에 띄였다 가까이 가서 보니 꽃도 아닌 그냥 잎새인데도 꽃보다 더 앙징스럽고 사랑 스럽게 예쁘다. 너무나 예뻐서 도반스님한테 꽃이름이 뭐냐고 물어 봤더니 사랑초라 이름한다,, 그 순간 난 이 화초는 정말 이름에 딱 걸맞게 생긴 꽃이구나 생각이 든다 넘 사랑스럽다.. 좀해서 남의 물건 선뜻 달라는 소리를 못하는 성미인데 그날은 나도 모르게 도반스님 한테 그 꽃 한촉 떼달라고 부탁했다 그랬더니 두 촉을 떼 주었다 다음날 기쁜 마음으로 정성스레 옮겨 심었는데 안타갑게도 뿌리를 내리지 못한듯.. 금새 시들어 버렸다. 내 욕심이 과했음이다.. 그때야사 여린 생명에게 못할 짓을 한것 같아 너무 미안했다 그래도 아쉬운 마음이 남아 버리지는 못하고 다른 화분에 물 주면서 똑같이 물을 주고 계속해서 애도의 마음을 표했다. 근데 어느날 아침 차를 마시며 무심코 바라본 그 화분에 가늘고 긴 줄기에 하늘 하늘한 분홍 잎새가 기척도 없이 두 촉이나 쏘~~옥 올라와 있지 않는가.. 이 꽃이 결국 내 마음을 져버리지 않았구나 하는 마음에 너무나 가슴 벅차고, 고맙고, 놀라워서 그날은 진종일 구름위를 걷는 기분이었다 이번 사랑초의 신비한 생명력을 보면서 언뜻 불성관과 연관을 지어 보았다.. 우리는 자신이 지금 곧 부처인데도 항상 중생인줄로만 알고 중생 놀음만 죽싸게 하고 산다. 막연히 부처는 머나먼 어느곳에 계실것이라 상정해 놓고 힘들게 힘들게 고행 내지는 수행을 부지런히 해서 부처있는곳 닿으려 안간 힘을 쓰는 어렵고,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까운 종교가 불교인줄 잘못 알고 수행하는 자가 생각외로 많은것 같다. 어떤이는 이생에는 열심히 복만 쌓아 놓고 내생에나 성불해야지 하는 나약한 원력을 가진 수행자도 있구.. 참 안타까운 현상이다.. 그러니 어렵고, 철학적이고, 염세적이고, 고행 내지는 허무주의를 못 벗어난, 현실과 결국은 괴리되고, 따분하고 힘든 종교로 잘못 각인된게 지금 알고 잇는 보편적 불교가 아닌가 싶다. 제대로 알고보면 불교 만큼 쉽고, 현실적이고, 실리적이고, 명쾌한 종교도 없는데 말이다. 우리는 지금 이순간 단 일초.. 일 찰라도.. 부처와 떨어져 있지 않고 늘 함께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죽은줄로만 알았던 저 사랑초의 생명력과 같이 지금 이순간에도 내 안에서 부처의 종자가 늘 살아 꿈틀 거리고 있음을 말이다. 저 사랑초가 예쁜 싹을 틔웠듯이 조건만 되면 언제든지 툭~ 하고 싹 틔울 만반의 태세를 갖추고 있다는 것을 굳게 믿고, 확인하는 수행이 곧 불성관이다 거듭 말해서 지금 호흡하고 있는 이순간도 우리는 부처와 하나도 다르지 않은 부처 성품이 내 안에서 항상 웃고 있음을 자각 해야 한다. 그래야만 불교가 펄펄 살아있는 생활에 당장 보탬이 되는 종교라 할것이며, 또 실용성 있는 종교가 되는 것이다. 현실을 벗어난 종교는 그 아무리 고준한 진리 일지라도 지금 현재 내 생활에 영향력이 없거나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그 종교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쓰다버린 똥딱지와도 다를바가 없는 것이다.. 그리고 또 우리는 지금 이순간 행복할 일 이외에는 애써야 할 일이 그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마음 하나 생각 하나 일으킴에도 말이다.. 우리는 노후나 내생을 위해서 힘들게 돈을 벌고,또 힘겹게 고행을 하며, 현실의 행복은 저 멀리 제쳐 두고 사는 경우가 많다.. 기약없는 먼 훗날의 행복을 위해 지금 이순간의 행복을 느끼지 못하고, 이순간을 희생하고 사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굳이 멀리 바라볼 이유가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지금 목전에 펼쳐진 이순간을 100% 충실히 살게 되면 인과법칙으로 볼때 미래도 당연히 100% 행복된 삶이 될것이다. 왜냐하면 미래의 행복은 현재 행복의 자동 이체 이니까 ... -- 지난 여름 사랑초에 움트는 새싹을 보면서 한생각 떠올라 적어 놓은글-- |
조윤민 | 조윤민 | 10/10/16 22:05 현성스님...좋은밤인가요..달빛이 교교히 흐르는 산사의 밤은 아마도 스님의 당당한모습을 닮아 기품있고 아름답지싶어요...마음은 자주 그곳에 머물러 스님을 그리워하지만 현실은 여의치가 않아요...조만간...달빛에 인절미라도 찍어 먹으며 도담도담 행복한 시간을 꼭만들려구요...주지스님이 일 많이 시키셔도 모른척 먼산 바라보며 제생각 많이 해주세욤..^^* | 10/10/16 22: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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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불경 | 상불경 10/10/20 01:11 민이 뽀살님... 낼 모래면 만월산에 뽀살님 얼굴 같이 하얗고 포동 포동한 보름달이 뜰텐데.. 보름달이 기울어져 포동 포동하게 이쁜 달빛이 날씬해 지면, 뽀살님을 향한 내 맘도 그만큼 점점 날씬해 질텐디.. 어쩐다야...? 난 책임 못쪄요~~~ ㅋㅋ | 10/10/20 01: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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