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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불교조계종 전북 충남 본사 성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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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2009년 02월 13일 (15:40)조회수조회수 : 2,789
순리를 거스르는

한반도대운하 계획 백지화를 촉구합니다







대한불교조계종 전북․충남 교구본사(금산사, 선운사, 수덕사, 마곡사)는 생명평화를 제1의 가치로 삼고 수행하는 불제자로서 우리 국토의 근간인 백두대간과 뭇생명의 터전인 한강과 낙동강, 영산강과 금강을 오로지 ‘개발’과 ‘발전’의 당위만을 내세워 파헤치는 한반도대운하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합니다.

나아가 출세간에 있는 수행자의 기본 입장은 차지하고서라도, 사회의 한 구성원의 입장에 서서 보더라도 다음과 같은 이유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구상이며, 하루빨리 한반도대운하 계획을 백지화할 것을 촉구합니다.







한반도대운하는 비상식적입니다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인 반도국가입니다. 우리나라에서 바다를 직접 접하지 않는 도는 충청북도 밖에 없습니다. 우리나라 어느 곳에서든 직선거리로 반경 100km 이내에 항구가 있는 셈입니다.

운하는 기본적으로 일년 내내 수량이 일정하고, 흐름이 완만한 평야지대에 적합한 운송 수단입니다. 우리나라는 국토의 70%가 산으로 이뤄져 있으며, 동쪽이 높고 서쪽이 낮은 동고서저형 지형으로 대단히 표고차가 큽니다. 또한 겨울과 여름의 수량 차이가 독일 등에 비해 4배 이상이나 큽니다.

이렇듯 삼면이 바다이며 곳곳에 항구가 있고, 표고차가 큰 산악지형에, 수량차이가 큰 우리나라에 굳이 운하를 뚫겠다는 것을 납득할 수 없습니다.







한반도대운하는 시대착오적입니다

운하는 19세기까지 유용했던, 과거의 운송수단입니다. 현재, 서울에서 부산까지 KTX로 3시간이면 충분한 시대입니다. 머지않아 달나라를 오갈 수 있는 우주시대도 열릴 것입니다.

한반도대운하의 핵심인 경부운하는, 19개의 갑문과 16개의 수중보, 22km 광폭수로 터널을 통과하여 3박 4일 걸려 부산에서 서울까지 화물을 운송하여, 소위 물류비 절감을 통해 물류혁신을 일으키겠다는 구상입니다. 도대체 지금 같은 시대에 어느 화주가 운하를 통해 물건을 운송하겠는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18세기 운송수단을 통해 21세기 한국경제를 융성시키겠다는 시대착오적인 계획을 납득할 수 없습니다.







한반도대운하는 자연의 순리를 거스리는 역천(逆天)의 발상입니다

산은 산대로 물은 물대로 여여하게, 두두물물이 순리를 거스르지 않고 존재하는 것이야 말로 뭇생명의 자연스러운 존재방식입니다. 우리나라는 백두산에서 지리산까지 이어지는 백두대간을 근간으로 하고 강을 생명의 근원으로 하여 유장한 민족정기를 이어왔습니다.

한반도대운하는 백두대간의 몸통을 절단 내어 월드컵경기장처럼 넓으며 길이도 22km 넘는 거대한 광폭수로터널을 뚫어, 그 터널 속에 1천만톤이 넘는 물을 담아두고 배를 다니게 하겠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12개 주요 강을 인위적으로 연결하여 화물바지선이 다닐 수 있도록 100-300m의 강폭에 최소 수심 6-9m를 파헤쳐 모든 강을 거대한 콘크리트 옹벽화하는 것입니다. 이는 인간의 탐욕을 채우기 위해 수많은 생명체를 재물로 삼는 반생명의 극치이며, 인위적으로 백두대간을 두 동강내 물길을 이어 배가 산으로 가게 하는 역천의 발상으로, 이것이 현실화된다면 대대로 인과응보의 대재앙을 피할 수 없을 것입니다.

우리는 금수강산을 생체실험용 쥐처럼 다루는 역천의 발상을 납득할 수 없습니다.










대한불교조계종 전북․충남 교구본사는 경제적 욕구를 채우기 위해 미래세대가 누려야 할 행복과 권리를 가불하여 써버리고, 후손들에게는 파괴된 산하와 부채를 떠넘기는 무책임한 행위가 명백한 한반도대운하 계획을 백지화할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하며, 이명박 대통령께서 국민을 섬기는 자세로, 겸허하게 민심에 귀를 기울여 주실 것을 호소합니다.




불기2552(2008)년 4월 22일




대한불교조계종 전북․충남 교구본사 일동

-대한불교조계종 제6교구 본사 마곡사

-대한불교조계종 제7교구 본사 수덕사

-대한불교조계종 제17교구 본사 금산사

-대한불교조계종 제24교구 본사 선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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