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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덕사 자랑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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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2009년 02월 17일 (12:41)조회수조회수 : 1,070
현종스님/ 강릉 현덕사 주지

말날에 눈녹은 물로 된장을 담그면 좋다고 하여 지난 가을에 동네 반장네 집에 부탁한 메주로 장을 담갔다.
작년에는 두 가마니를 절에서 콩을 삶아 메주를 했는데 올해는 방사가 부족하여 메주를 띠울 때가 없어서 밖에서 하였다.
그리고 양도 줄여서 한 가마니만 하였고, 현덕사는 별로 자랑거리가 없는데 그래도 자신있게 할 수 있는 것이 장맛이고 된장맛이고 고추장맛이다.

장맛이 좋은 이유가 여러 가지가 있겠는데 그래도 제일로 중요한 것이 물맛이 아닌가 생각한다.
이곳의 물은 온갖 나무로 울창한 오염되지 않은 깨끗한 계곡에서 흐르는 물인데 그냥 마셔도 단맛이 나는게 부드러우면서도 시원하고 상쾌하다.
소나무 숲으로 둘러싸여 나무들이 내뿜는 산소가 풍부하여 공기가 좋으며, 그리고 장을 담그는 보살님들의 정성과 손맛이 좋은 것이 또한 이유이다.

물론 나도 그랬지만 보살님들도 장 담글 때의 모습이 엄숙하다 못해 경건하기까지 하였다.
옛말에 그 집안의 장맛으로 그 집안의 분위기를 알 수 있다고 하였다.

겨우내 잘 띠운 메주를 흐르는 물로 깨끗이 잘 씻어 따스한 봄 햇살에 잘 말렸다.

지난 여름에 전라도 어느 섬에서 구입한 천일염을 몇 달 동안 간수를 잘 빼서 뽀송뽀송한 소금을 큰 통에 받아 놓은 물에 넣어 휘휘 잘 저어 풀었다.
그런데 소금의 양이 얼마인지 염도를 잘 몰라 손가락으로 찍어 맛보기를 여러 번 하였다.
계란이 있으면 쉽고 정확하게 알 수 있다는데 가까이 사는 보살님집에 가서 두 개를 얻어 왔다.
소금물에 계란을 넣으니 동동 뜨는게 동전짝 만하게 떠올랐다.
이만큼 떳을 때가 싱겁지도 짜지도 않고 간이 적당히 잘 맞는단다.

장독은 짚을 태워서 소독을 하면 좋다고 하는데 갑자기 구할 수도 없어서 마른 풀이라도 뜯어서 하자고 하니 꼭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없다고 해서 말았다.
풀어 놓은 소금물을 깨끗한 속창을 두겹으로 걸러서 붓고 적당하게 쪼개어진 메주를 넣었다.
그리고 불이 벌겋게 붙은 참나무 숯덩이를 그대로 장독에 넣었다.
숯은 살균 작용을 하는데 불이 벌겋게 살아 있는 것이 더 효과적이란다.

대추도 몇 알 넣고 붉은 마른 고추도 넣었다. 그런데 이것은 왜 넣는지를 모르겠다.

앞으로 한 20여일 지나 간장을 떠서 달이면 맛있는 간장이 되고, 메주덩이는 골고루 잘 이겨서 바람이 잘 통하고 햇빛이 잘 드는 곳에 두면 맛있는 된장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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