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월산 이야기

만월산 이야기
게시물열람
제목

아름다운 감나무

작성자
등록일2009년 02월 17일 (12:42)조회수조회수 : 1,747
현종스님 / 강릉 현덕사 주지

한나절 내린 눈이 무릅까지 푹푹 빠질 만큼 많이도 내렸다.
지난번에 내린 폭설로 닷새동안이나 갇혀 있었는데 이번 눈으로 또 몇 일간이나 갇혀서, 길을 잃거나 먹이를 찾아서 내려온 고라니, 산토끼, 그리고 산새들이나 보면서 지내야 할지 모르겠다.
겨울눈이라 그런지 한 번 내린 눈이 여간해서 잘 녹지를 않는다. 그래도 사람들이 다닐수 있도로 눈을 파서 오솔길이라도 내어야 하고 그리고 차 다니는 길은 포크레인을 불러서 눈을 치워야 한다.

온 천지에 눈이 하얗게 쌓여 눈이 부셔서 바로 바라 볼수가 없을 지경이다.
산도, 나무도, 지붕 위에도, 나뭇가지에는 설화가 만발 하였고 참으로 푸근하고 넉넉하고 환상적인 아름다운 경치이다.
부질없는 생각이지만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의 마음도 저 하얀 눈 만큼이나 맑고 순수하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말이다.
그리고 마음만이라도 행복한 부~자가 되었으면 한다.
행복과 불행은 마음 먹기에 달려 있다고 했다.
날씨가 포근해야 눈이 내리듯이 우리들의 마음도 날씨만큼이나 푸근했을 때 사랑도 생기고 자비심도 생길 것이다.

이곳에서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감홍시마다 하얀 눈 모자를 덮어 쓰고 있는 것인데 너무나도 아름다운 그림이다.
지난 가을부터 들은 애기가 왜 감을 따지 않는냐고 물어보는 것이다.
그리고 무척이나 아까워했다.
그런데 지금 저 자연 그대로의 멋스러운 경치를 보고는 왜? 라고, 묻지는 않을것 같다.
너무나도 아름다운 풍경이기 때문이다.

한겨울의 산사는 별로 볼 것도 없다.
그런데 감나무마다 달린 빠알간 감홍시가 보는 이들의 마음을 따스하게 하고 풍요롭게 한다.
온갖 산새들이 날아와서 감홍시를 맛있게 쪼아 먹는 것을 보는 것도 볼 것 없는 이 겨울 산사에서 한 볼거리이다.
스님들이 입만 때면 보시 보시 하는데 이것도 뭇 산 속 식구들에게 내가 할 수 있는 보시이다.
긴 대나무 장대가 항상 준비가 되어 있으니 꽁꽁 얼은 아이스 감홍시를 따서 먹고 싶은 분들은 언제든지 오셨어 맛보시기 바랍니다.
중요 한 것은 만월산 가족들의 몫은 남겨두셔야 합니다.

현종스님

1987년 출가해 해인사 승가대학을 졸업했다.
1996년 중앙승가대학교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했으며 1999년 강릉시 연곡면 삼산리에 청소년수련원 건립 원력을 세우고 현덕사를 창건해 현재 주지로 있다.

코멘트현황
게시물처리 버튼
▲ 다음글 보기 ▼ 이전글 보기 목록보기
게시판검색
만월산이야기
순번제목작성자작성일조회수
20 제야(除夜)의 차 한잔
/ 09-02-17 (화) / 조회 : 1,874
09-02-17 16:031,874
19 무위진인(無爲眞人)
/ 09-02-17 (화) / 조회 : 1,910
09-02-17 16:021,910
18 천하에 내 집 아닌 곳이 없도다
/ 09-02-17 (화) / 조회 : 1,848
09-02-17 16:021,848
17 선서화전에 모십니다
/ 09-02-17 (화) / 조회 : 1,750
09-02-17 16:021,750
16 가을을 보내며
/ 09-02-17 (화) / 조회 : 1,721
09-02-17 16:011,721
15 태풍'매미'를 보내고 나서
/ 09-02-17 (화) / 조회 : 1,728
09-02-17 16:011,728
14 콘크리트 길보다는 흙길로!
/ 09-02-17 (화) / 조회 : 1,793
09-02-17 16:011,793
13 겨울 가뭄
/ 09-02-17 (화) / 조회 : 1,772
09-02-17 16:001,772
12 끈질긴 판촉 전화
/ 09-02-17 (화) / 조회 : 1,735
09-02-17 16:001,735
11 가을 성지 순례
/ 09-02-17 (화) / 조회 : 1,718
09-02-17 16:001,718
10 가을 산사의 넉넉함
/ 09-02-17 (화) / 조회 : 1,876
09-02-17 15:591,876
9 가을을 넉넉하게 한 여름
/ 09-02-17 (화) / 조회 : 1,799
09-02-17 15:591,799
8 착한 벗을 가까이 하라
/ 09-02-17 (화) / 조회 : 1,780
09-02-17 15:591,780
7 마음이 고운 사람들
/ 09-02-17 (화) / 조회 : 1,743
09-02-17 15:581,743
6 살아있는 흙의 감미로움
/ 09-02-17 (화) / 조회 : 1,732
09-02-17 15:581,732
5 풀국새 소리 들으며…
/ 09-02-17 (화) / 조회 : 1,788
09-02-17 15:581,788
4 며느리 밥풀꽃
/ 09-02-17 (화) / 조회 : 1,818
09-02-17 15:581,818
3 산천을 깨우는 봄의 소리
/ 09-02-17 (화) / 조회 : 1,778
09-02-17 15:571,778
아름다운 감나무
/ 09-02-17 (화) / 조회 : 1,748
09-02-17 12:421,748
1 현덕사 자랑거리
/ 09-02-17 (화) / 조회 : 1,772
09-02-17 12:411,772
게시판 페이지 리스트
1 2 3 4 5 6
계좌안내 : [농협] 333027-51-050151 (예금주 : 현덕사)
주소 : (25400) 강원도 강릉시 연곡면 싸리골길 170 (삼산리, 현덕사) / 전화 : 033-661-5878 / 팩스 : 033-662-1080
Copyright ©Hyundeoksa. All Rights Reserved. Powerd By Denobiz Cor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