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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종스님의 들꽃 이야기(찔레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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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2009년 02월 17일 (16:04)조회수조회수 : 1,709
현종스님의 들꽃 이야기


찔레꽃 향기를 맡으며


이젠 완연한 여름 날씨다.
여름의 시작과 함께 우리나라 산천 어디에서건 흔하게 볼수 있는 꽃이 찔레꽃이다.
우리 조상님들은 여름이 시작되는 무렵에 찔레꽃이 피어난다고 요즘의 계절을 찔레꽃머리라고도 불렀다. 우리나라 산천에 얼마나 많은 찔레꽃이 피어나길래 여름이 시작되는 이 때를 찔레꽃머리라는 말을 붙였을까?

찔레는 우리나라 양지 바른 곳 어디에서나 자라는 낙엽활엽수로 높이가 2m 정도 자라며, 가지 끝이 밑으로 처져 덩굴 모양을 이룬다.
5월이면 새하얀 꽃이 피어나며, 꽃 모양이 소박하여 마치 그 옛날 흰 옷을 곱게 차려입은 순박한 시골소녀,흔히 우리네의 누이동생을 연상시킨다.
꽃잎은 거꾸로 세운 달걀모양으로 5장이고, 끝 부분이 약간 오목한 모양이며 향기가 진하며, 꽃받침은 뒤로 젖혀지며 길고 곧은 털이 있다. 열매는 둥글고 가을에 빨갛게 익는다.

찔레꽃에 얽힌 애잖한 이야기 한 토막이 있다.

고려시대 몽골에게 처녀를 보내야만 했을 때 찔레라는 처녀가 몽골로 끌려가서 고향에 두고온 부모와 동생의 생각을 지우지 못하고 살아가다가, 주인의 허락으로 고향집을 찾아가 부모와 동생을 찾아 온 산천을 헤매다니다 찾지 못라고 슬픔에 잠긴 찔레는 결국 고향집 근처에서 죽고 말았는데, 그 후 부모와 동생을 찾아 헤매던 골짜기마다, 개울가 마다 그녀의 마음은 흰꽃이 되고 소리는 향기가 되어 찔레꽃으로 피어났다는 것이다.

이런 이야기가 전해져서인지 찔레꽃의 꽃말은 자매의 우정과 온화함이다.

어릴적에 흙놀이하면서 놀던 밭가에 무리저 피어났던 찔레꽃 향기와 새로 돋아난 줄기의 알싸한 그맛을 그리며 입가에 종종 올려보는 노래를 읊조려본다.

엄마의 가는 길에 하얀 찔레꽃
찔레꽃 하얀 잎은 맛도 좋지
배고픈 날 하나씩 따 먹었다오
엄마 엄마 부르며 따 먹었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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